비디치 “맨유 수비진도 반다이크만큼은 한다”

입력 2019-02-24 16:0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시절 네마냐 비디치. AP뉴시스

네마냐 비디치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니이티드(맨유)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디치는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재임 시절 맨유의 전성기를 이끈 수비수 출신 레전드다. 당시 비디치와 레오 퍼디난드의 수비벽은 ‘통곡의 벽’으로 불렸다.

비디치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옴니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리버풀이나 첼시 수비수가 우리 수비수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리버풀의 수비를 이끄는 버질 반다이크를 특별히 언급했다. 그는 “반다이크는 신체적으로도 매우 훌륭하고 아주 빠르다.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리버풀에 대한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버풀의 선전 덕에 반다이크가 후광효과를 입었다는 얘기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와 리버풀의 수비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리버풀은 26경기를 치르며 단 15골만을 허용했으나, 맨유는 같은 경기 동안 두 배가 넘는 35골을 내줬다. 비디치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기록이다. 그런데도 비디치가 맨유 수비력을 더 높게 평가한 이유는 최근 성적에 있었다.

비디치는 “맨유 시절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마쳤을 때와 득점을 했을 때가 기억난다”며 “그때 사람들은 나를 최고의 수비수라 이야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의 맨유를 보라. 현재의 맨유 수비수들 역시 반다이크 정도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맨유의 수비수들 역시 반다이크 못지않다는 뜻이다.

최근 맨유의 기세는 비디치가 자부심을 드러낼 법 하다. 맨유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부임한 뒤 13경기에서 1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 당한 0대 2 패배가 유일한 오점이었다. 지난 19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숙적 첼시를 2대 0으로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비디치의 발언은 리버풀전을 앞두고 상승세를 탄 친정팀 후배 수비수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맨유와 리버풀, 어느 쪽 방패가 더 단단한지는 곧 드러난다. 맨유는 24일 밤 11시 5분(한국시간) 안방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를 치른다. 맨유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를 넘어 단독 선두를 질주할 수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