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로 이카르디와 인터밀란(이탈리아)의 감정싸움이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카르디는 2013년 여름 팀에 합류한 뒤 210경기에서 122골을 터뜨렸다. 매 시즌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책임지며 팀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밀란은 이카르디 덕을 톡톡히 봤다. 같은 세리에 A 라이벌 유벤투스에 막혀 번번이 우승은 좌절됐지만, 저조한 투자 속에도 꾸준히 4위권 진입에 성공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인터밀란은 2021년 여름 계약이 끝나는 이카르디 붙잡기에 나섰다. 이카르디가 활약에 비교해 다소 부족한 450만 유로(약 58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꾸준히 구단에 대한 충성심을 밝혀온 만큼 그들의 재계약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변수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에이전트를 역임 중인 그의 아내 완다 나라의 돌발 행동이 시작이었다. 나라는 최근 이탈리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구단과의 재계약 과정에 대해 폭로했다. 나라의 거센 발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인터 밀란 선수들의 부진도 함께 지적하고 나섰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부진한 경기력으로 제 몫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남편 역시 덩달아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특히 이반 페리시치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페리시치의 부진이 저조한 현재 팀 성적의 가장 큰 이유라고 비판했다.
구단은 나라의 돌발 행동을 용서치 않았다. 이카르디의 주장 완장을 박탈했고, 곧바로 있었던 UEFA 유로파리그 라피드 빈(오스트리아) 원정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표면적 이유는 그의 무릎 부상이지만 실상은 징계 차원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료들과의 관계도 틀어졌다. 특히 나라가 직접 이름을 거론한 페리시치의 경우 라커룸에서 직접 이카르디를 찾아가 분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선배들은 이카르디와 완다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장이었던 하비에르 사네티는 “이카르디는 팀 내에서 충분한 시간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80년대 후반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며 우승에 일조했던 안드레아스 브레메는 “그가 왜 그런 짓을 벌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사태는 오직 이카르디의 아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포인 이카르디 제외에도 인터 밀란은 순항했다. 두 차례 라피드 빈과의 경기를 포함해 지난 18일 삼프도리아전까지 모두 승리했다. 3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득점 루트도 더욱 다양해졌다.
이카르디의 아내 완다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직을 돌려줘야 이카르디가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만큼 25일 피오렌티나 원정경기에서도 그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