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가 하노이행 열차 안 탄 이유, 장거리·멜라니아·성과

입력 2019-02-24 12:11 수정 2019-02-24 14:2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김 위원장 오른쪽 뒤)가 지난달 전용열차로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뉴시스(출처=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60시간 대장정’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수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북·중 정상회담에 동행했던 부인 리설주 여사는 베트남 하노이행 전용열차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4일 김 위원장을 태운 하노이행 전용열차가 평양역을 출발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리 여사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가 이전까지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을 보도할 때 리 여사의 동행 여부를 공개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리 여사가 이번에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하노이에 가지 않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일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멜라니아 여사의 동행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리 여사의 하노이행이 언급되지 않으면서 멜라니아 여사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위원장이 철도를 이용한 것도 리 여사의 동행 여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하노이까지 열차를 타고 간다면 최소 이틀 이상을 열차 안에서 보내야 한다는 얘긴데, 이렇게 긴 여정을 기차로 소화하는 것은 리 여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압박 때문에 두 정상이 부인과 동행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른바 ‘빅딜’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회담에 대한 미국 내부의 강한 회의론을 감안한다면 부인까지 대동하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북한 매체가 리 여사의 하노이행을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멜라니아 여사도 하노이에 올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다. 패션모델 출신 멜라니아 여사와 가수 출신 리 여사의 사상 첫 북·미 퍼스트레이디 ‘깜짝 조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