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틀 연속 실무협상을 가졌다. 김 대표와 비건 대표가 이틀 간 협상을 벌인 시간은 총 10시간이다. 양측 실무협상 채널이 비핵화 의제와 공동선언문 조율을 두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약 5시간 30분 동안 하노이 시내에 있는 파르크 호텔에서 회동했다. 북한 측 협상팀에는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직무대행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상 시간은 전날보다 약 1시간 늘어났다. 다만 이날은 점심시간이 포함된 만큼 실제 협상 시간은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21일 파르크 호텔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4시간 30분 동안 첫 번째 실무협상을 가졌다.
김성혜 실장은 협상 중간에 차량을 타고 호텔 밖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북한 측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협상 내용을 상부에 보고한 뒤 적절한 답변을 받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비건 대표는 이날 협상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세부 조치를 담은 이른바 ‘하노이 선언문’을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쟁점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 실무협상을 이틀 연속 진행한 것으로 보아 양측이 논의해야 할 사항이 아직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비핵화에 대해 “우리는 매우 빠르고 큼직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압박성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이 본부장은 빠르면 이날 오후 하노이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동해 그간 북·미 실무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협상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