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사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목전인 이번 주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2차 회담에서 다뤄질 대북 제재 해제 및 남북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관측된다.
교도통신은 22일 볼턴 보좌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 등 한·미·일 안보 당국자들이 오는 24일 부산에서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CNN방송도 20일(현지시간) “볼턴 보좌관이 2차 정상회담에 앞서 관련 협의차 방한한다”고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이 방한한다면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첫 방문이 된다. 회동에서 3국 안보 수장들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미국의 상응조치 등 핵심 의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청와대는 회동 자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볼턴 보좌관의 방한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북·미 대화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볼턴 보좌관의 방문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볼턴 보좌관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나치게 합의를 열망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안달해 왔고, 여전히 협상이 실패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최근까지도 계속 북·미 협상을 비판해 왔다. 또 비건 대표의 접근법에 대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직접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남북 관계 진전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한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볼턴 보좌관의 방한으로 이어지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이 볼턴 보좌관의 방한을 통해 우리 정부에 ‘속도조절’을 주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