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이다. 2019년 신인 2차 드래프트가 개최됐다. 10개 구단이 100명을 지명했다. 이들 가운데 6명이 해외에서 뛰다 돌아온 이른바 ‘해외 유턴파’다. 이들 중 상당수는 벌써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의 중요 키워드 중 하나가 ‘해외 유턴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돋보이는 해외 유턴파 선수는 예상대로 KT 위즈 이대은(30)이다.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와의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1실점했다. 삼진은 1개 잡아냈다. 최고 구속은 147㎞였다. 26개를 투구하며 패스트볼은 물론이고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였다.
이대은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팀과 일본 지바 롯데마린스를 거친 중고 신인이다. 2015년에는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에도 선발된 적이 있다. 벌써부터 10승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3년 동안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KT로선 이대은의 활약에 많은 것을 걸고 있다.
2차 드래프트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된 이학주(29)는 시카고 컵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마이너리그팀을 거쳤다. 주전 여부를 뛰어넘어 벌써 주전 유격수인 김상수(29)와 자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좌완 투수 윤정현(26)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유턴했다.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한 키움에서 요긴하게 쓰일 전망이다.
SK 와이번스 하재훈(29)은 스프링캠프에서 150㎞ 이상의 빠른 공으로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투수로 전향한 게 얼마 되지 않아 긴 이닝을 소화하긴 어렵겠지만, 올해 1군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SK 포수 김성민(26)은 포수 자원이 풍부한 팀 사정상 곧바로 1군 진입은 어렵지만 언제든 1군 출격을 위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2년 차 해외 유턴파도 있다. 2018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김선기(28)다. 지난해 21경기에 등판해 22.2이닝을 던지며 1패 1홀드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7.94, 피안타율은 0.340이나 됐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제구력을 가다듬고 있다. 또 한 명의 해외 유턴파 신화가 기대되는 선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