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의 줄무늬는 파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진화한 흔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포스브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얼룩말 줄무늬에 대한 연구에 착수해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피를 빨아먹는 말파리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사자 같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동족을 구분하기 위해 등 다양한 학설이 존재했으나 이 같은 연구가 진행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영국 한 농장에서 얼룩말 3마리와 말 9마리를 풀어놨다. 이후 말파리 무리의 행동을 관찰했다. 말파리는 말과 얼룩말 쪽으로 비행하더니 잠시 망설이는 듯 이들 주변을 빙빙 돌았다. 그러더니 대다수(약 75%)가 말의 몸에 내려앉아 피를 빨아먹었다.
연구팀은 얼룩말이 말파리로부터 해방된 것이 정말 줄무늬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또 다른 실험을 준비했다. 말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쪽에는 단색 옷을 입히고 다른 쪽에는 얼룩말과 비슷한 줄무늬 옷을 입혔다. 결과는 같았다. 말파리 대다수는 단색 옷을 입은 말에게 달려들었다.
연구팀은 “얼룩말의 피를 빨아먹으려던 말파리는 계속해 시행착오를 겪었다. 줄무늬가 시각적인 혼란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말파리는 근시로 2m정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얼룩말을 회색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줄무늬가 갑자기 나타나 혼동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룩말은 위험한 질병을 옮기는 파리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진화해왔다”고 분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