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공포영화 보면 살찔 위험 높다?(연구)

입력 2019-02-24 05:00
게티이미지뱅크

호르몬 등의 이유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를 보면 살찔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아동비만 해결 등을 위해 이 같은 문제에 집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학술지 ‘Eating Behaviours’ 최신호에 실린 공포영화와 비만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가만히 앉아서 영화를 보고 있는 것만이 살을 찌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르를 관람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차이가 있다. 폭력적인 게임이 식욕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적은 있으나, 영화 장르가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바논에 있는 레버니즈아메리칸대학 연구진은 20~30세 성인 84명을 무작위로 분류하고 A그룹에게는 폭력적인 영화를, B그룹에게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여줬다.

영화 관람에 앞서 참가자들의 식욕 수준, 스트레스 지수, 심장박동수, 혈압, 악력 등을 면밀히 측정했다. 두 그룹 사이 큰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영화를 보는 동안 섭취할 수 있는 팝콘, 콜라 등을 제공했다. 아무 조건 없이 원하는 만큼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었다. 다만, 혼자서 편안한 상태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영화 종료 후 재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A그룹은 긴장도와 탈진도가 높았다. 감정의 변화도 컸다. 하지만 B그룹의 신체는 긴장감 없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간식의 양을 살펴보니, A그룹은 평균 6.45개를 먹었다. 고지방 간식을 2개 이상 먹은 사람이 절반을 넘은 62%를 기록했다. B그룹은 4.93개를 섭취했다. 단, 당도가 높은 간식을 섭취한 비율은 별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폭력·좀비·공포영화는 감정을 요동치게 만들고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호르몬 분비가 달라져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며 “신체는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극복해내고자 식욕을 분출하며 몸을 안정시키기위해 노력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영화를 보는 것만 살이 찌는게 아니라, 무엇을 보는지에 따라서도 살이 찔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동 비만 해결을 위해 이번 연구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