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40분 르로이 사네(23·맨체스터 시티)의 왼발 프리킥이 샬케 04의 오른쪽 골문을 갈랐다. 골을 확인한 사네는 팔을 들긴 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동료인 카일 워커가 달려들어 어깨 위로 올라탔지만 무덤덤한 표정으로 팔만 치켜들 뿐이었다. 친정이었던 샬케 04 선수와 팬을 배려한 조용한 세리머니였다.
사네는 21일(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의 벨킨스 아레나에서 열린 샬케 04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후반 33분 교체 출전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세르히오 아궤로 대신 경기장을 밟은 지 7분 만에 프리킥으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번째 골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시티는 사네의 골을 발판 삼아 후반 45분 라힘 스털링이 역전골을 넣어 원정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사네는 샬케 04에서 유스팀 생활을 한 후 2014년 샬케 04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6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기까지 57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넣었다.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였던 2015년 3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터뜨렸다. 이날 조용한 세리머니 역시 사네와 샬케 04와의 인연 때문으로 보인다. 사네는 경기 후 BT 스포츠에 “샬케에 조금 슬픈 감정이 들었다”며 “샬케는 정말 잘 했고, 수비로 인해 (우리팀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