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숏커트’ 왕따 소녀 위한 교사의 선택

입력 2019-02-23 04:00

왕따를 당하는 어린 제자를 위해 긴 머리를 과감하게 잘라낸 선생님이 있습니다. 몇년 동안 소중하게 길렀을 풍성한 생머리를 과감하게 포기한 30대 여성의 따뜻한 마음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ABC뉴스는 텍사스주 윌리스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섀넌 그림(31)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그림 선생님이 담당하는 반 학생인 프리실라 페레즈(5)는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이후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프리실라는 학기 초만 해도 유치원에 오는 걸 너무 좋아한 쾌활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림을 받기 시작한 뒤 유치원에 오는 걸 두려워하게 됐습니다.


그림 선생님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프리실라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혼내주는 겁니다. 하지만 그림 선생님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그림 선생님은 겨울방학이 끝난 뒤 긴 머리카락을 프리실라처럼 짧게 자르고 학교에 나타났습니다. 짧은 머리를 한 선생님을 본 학생들은 넋을 잃었습니다.

선생님은 놀라는 아이들에게 “남학생이 여학생처럼 머리를 기를 수도 있고, 여학생이 남학생처럼 머리를 짧게 깎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리실라와 함께 짧은 머리카락 위에 커다란 리본 핀을 얹고는 손을 잡기도 했습니다. 그림 선생님을 바라보는 프리실라의 눈길에 가득 담긴 존경과 사랑이 느껴지지 않나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림 선생님은 “솔직히 긴 머리를 짧게 자르기로 한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마음속으로 이것이 내가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실라도 “선생님이 머리를 자르고 나타났을 때 정말 신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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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