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라도 된 줄 아느냐” ‘팀 킴’ 지도자 일가의 폭언

입력 2019-02-21 18:00
지난해 2월 23일 오후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연장 접전끝에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김은정,김경애,김영미,김선영)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팀 킴’ 선수들에 대한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등 전 여자 컬링 대표팀 지도자 일가의 갑질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1일 오전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벌인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자컬링 국가대표 선수단(경상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은 지난해 11월 지도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21일까지 5주에 걸쳐 문체부 2명, 경북 2명, 대한체육회 3명 등으로 이뤄진 합동 감사반은 의성군청과 경상북도체육회(경상북도 경산)를 감사했다. 외부 회계전문가 2명이 감사에 참여해 회계 분야도 검토했다.

합동 감사반은 경상북도체육회 선수와 지도자 등 관계자 30여명을 면담했으며,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제출한 자료와 관계기관에서 제출한 자료 등을 조사하고 검토했다.

문체부는 선수들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선수에 대한 과도한 폭언(욕설)과 사생활 통제 등의 인권 침해, 지도자들의 능력 부족 및 부실한 지도,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보조금 집행과 정산 부적정,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의 친인척 채용 비리, 회장 일가의 컬링팀 사유화, 의성컬링센터 사유화 등을 확인했다.

인권 침해와 관련해 지도자 일가가 선수들에 행한 구체적인 폭언에 대해서는 “모든 내용을 다 밝힐 수 없다. ‘사진도 찍고 그러니 연예인 되는 줄 알았느냐’ ‘서커스 하러 왔느냐’ 등 외모에 대한 비하도 있었다”며 “남자 선수들 역시 폭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부당 채용 부분에 대해서는 “한 사람은 선수로, 한 사람은 트레이너로 돼 있다. 정식 지도자가 아닌 트레이너인데 정식 지도자로 활동했다. 주변 전문가들은 트레이너가 지도자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했다”고 답했다.

강정원 문체부 체육국장 직무대리는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 현장에서 선수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감사결과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문체부가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혁신위원회’에 별도로 보고하고, 이후 위원회와 함께 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감사결과에 따라 수사의뢰 6건(중복 포함 수사의뢰 대상자 3명, 2개 기관), 징계요구 28건(중복 포함 징계대상자는 10명), 주의 1건, 환수 4건, 기관경고(주의) 4건, 개선 7건, 권고 11건, 통보 1건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김나연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