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왼쪽 풀백 마르셀루에게 고난이 찾아왔다. 최근 소속팀에서 자리가 사라지자 굳건했던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밀릴 위기에 처했다. 연이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시간이 길어진 뒤 그의 자리는 없었다. 모처럼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도 심각한 약점을 노출하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은 자신이 부임한 이래 25경기 중 마르셀루를 단 13경기에 기용하는 데 그쳤다. 2007년 입단한 뒤 부동의 좌측 풀백으로 활약해오던 그로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마르셀루가 지켰던 주전 자리는 현재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넘어갔다. 3연패 주역으로 활약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르셀루는 지난 14일 아약스와의 16강 1차전을 벤치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급기야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변동이 생겼다. 브라질 대표팀은 이미 마르셀루의 빈자리가 익숙하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8강 벨기에전(1대 2패) 이후 대표팀에서 뛴 적이 없다. 지난해 10월과 11월 A매치에선 각각 종아리와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마르셀루가 결장했던 6경기는 필리페 루이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알렉스 산드루(유벤투스)가 각각 3경기씩 나눠 맡았다.
브라질은 오는 6월 코파 아메리카(남미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다. 자국에서 개최되는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간절하다. 매 경기가 코파 아메리카를 앞둔 평가전인 만큼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오는 28일 발표되는 3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코파 아메리카 승선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브라질 치치 감독으로선 최근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을뿐더러 레알에서 활약이 저조했던 마르셀루를 뽑을 이유는 없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을 하며 지난해 하반기 A매치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친 루이스와 산드루가 있다.
출전을 위해 내부 경쟁에서 이겨야 하지만 쉽지 않다. 레알의 레길론, 브라질 대표팀의 루이스와 산드루 모두 출중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특히 산드루와의 인연은 더욱 특별하다. 자리를 잃은 마르셀루가 최근 산드루의 소속팀 유벤투스와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다. 합을 맞췄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마르셀루의 이적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유벤투스 이적이 현실화되면 산드루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마르셀루는 지난 12일 한 브라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슬픈지만 만약 레알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오면 그때는 떠날 것”이라며 이적을 암시했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자리를 찾기 위해선 소속팀 활약이 첫 번째다. 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자신의 잃어버린 입지를 되찾기 위한 마르셀루의 싸움이 시작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