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폭언 영상이 또 공개됐다. 이번에는 아이 앞에서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다. 아이는 겁에 질린 듯 양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다. 영상 속 여성은 촬영 중인 남성에게 흥분한 상태로 소리치다가도 아이에게는 영어로 말했다.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진의 돌직구쇼’는 21일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모(45)씨가 제공한 영상을 공개했다. 박씨에 따르면 영상 속 여성은 조 전 부사장, 아이는 자신의 쌍둥이 아들 중 1명이다. 이혼소송 중인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의 귀책 사유로 폭행·폭언과 아동학대를 주장하고 있다.
영상은 여성이 “애가 단 거 먹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잖아. 밥 먹기 전에 먹는 걸 그러는 거잖아”라며 분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여성은 화를 참지 못하는 듯 언성을 높였다. 그가 소리치는 대상은 박씨다. 부부는 아이를 앞에 세워두고 다툼을 벌였다.
박씨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봐. 애가 밖에서 먹을 걸 들고 왔어”라고 말문을 열며 여성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러나 여성은 “내가 밥 먹기 전에 먹지 말라고 했다”면서 아이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이어 영어로 “너 들었지? 내가 저녁 먹기 전에 다른 거 먹지 말라고 했지. 너 들었어, 맞지?”라고 혼을 냈다.
아이는 여성이 폭언과 고성을 내지르는 동안 귀를 막고 있었다. 자리를 벗어나지도 못한 채 여성의 앞에 우두커니 서서 고개를 푹 숙였다. 여성이 영어로 혼을 냈지만 답도 하지 못했다. 여성은 그런 아이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박씨는 20일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상 아동학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당시 아내의 폭언과 폭행을 주된 사유로 들었다. 이후 형사고소까지 하면서 두 사람은 법정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조 전 부사장과 박씨는 2010년 10월 결혼해 쌍둥이 자녀를 슬하에 두고 있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박씨는 성형외과 전문의다. 두 사람은 2017년 5월쯤부터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이 목을 조르거나 태블릿PC를 집어 던지는 폭행을 일삼고, 쌍둥이 자녀가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집어던지는 등 폭력적 행동을 자주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KBS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이를 입증할만한 장면이 담겨있다. 박씨의 얼굴에 피가 맺힌 상처가 가득했고, 조 전 부사장으로 보이는 여성이 높은 언성으로 폭언을 쏟아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영상이 공개됐음에도 박씨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박씨의 알코올 및 약물 중독 문제,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로 혼인 관계가 파탄 났다”고 반박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