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에서 입구 차단봉을 늦게 연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마구 때린 입주민 대표 아들이 과거에도 경비원들에게 갑질과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피해 경비원 A씨(43)는 21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 녹취록이 공개된 경위에 대해 “제가 겪은 건 처음인데 다른 경비원들도 욕설이나 협박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같이 근무하는 후임자가 녹취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행이나 폭언은 기본”이라며 “방문자 차선으로 택시가 먼저 들어와 처리하는 와중에도 ‘택시를 먼저 보내면 어떡하냐’고 폭언을 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초고가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A씨는 설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오전 입주자 권모(43)씨로부터 멱살을 잡히고 얼굴 등을 맞았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날 오토바이로 귀가하던 권씨는 차단봉이 늦게 열리자 경비실에 들어간 뒤 A씨에게 “니가 하는 일이 문 여는 일 아냐. XX XX야” “젊은 놈이 이런 소리 듣기 싫으면 일을 하지마 XX야”라고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권씨의 폭행으로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흔들릴 정도의 부상을 당했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잠을 거의 못 자고 식사도 편히 못하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A씨는 “(권씨가) ‘여기서 얼마받느냐’ ‘젊은 놈이 여기서 왜 일하느냐’ 등 인격모독이란 인격모독은 정말 참을 수 없었다”면서 “제가 참은 이유는 저 하나로 다른 보안팀 직원들에게 피해를 드리면 안 될 것 같아 제가 참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2주가 지나도록 권씨는 사과하지 않고 있다. 권씨의 모친만 사건 이틀 뒤 A씨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A씨는 “모친도 아들이 사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했는데 2주가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