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을 인수할 후보군을 가늠하는 예비 입찰이 21일 진행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게임사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한 넥슨이 어느 자본에 팔릴지 이목이 쏠린다.
NXC 김정주(사진)대표의 지분 매각은 지난달 초 투자은행(IB)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김 대표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NXC 지분 전량(98.64%)을 시장에 내놓았다. 인수 주관사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다. NXC는 일본법인 넥슨의 지주사다.
매각설이 나돌 당시 김 대표는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고 입장을 밝힐 뿐 구체적인 지분 매각의 배경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넥슨 매각설이 초미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국내 대형 게임사 중 가장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넥슨 일본법인이 12일 도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공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연결 실적에 따르면 2018년 연 매출은 2537억 엔(약 2조52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 규모에서 넷마블(2조213억원), 엔씨소프트(1조7151억원)보다 월등히 높다. 넥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84억 엔(약 9806억 원), 순이익은 1077억 엔( 약 1조 73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9%, 90% 성장했다.
넥슨은 지식재산권(IP)과 개발력 못지않게 수익창출 측면에서도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지분이 시장에 나온 뒤 국내외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 이유다. 국내외 거대 게임사 및 콘텐츠 사업장에서 넥슨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우후죽순 솟아났다. 이러한 전략적 투자자(SI)뿐 아니라 수익 창출에 관심을 보이는 재무적 투자자(FI) 역시 눈독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선에 선 것은 넷마블이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공식화한 유일한 기업이다. 넷마블은 이달 초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텐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넥슨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카카오 역시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는 듯했지만 넷마블이 전선에 모습을 드러낸 뒤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카카오 배재현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지난 14일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비용투자는 지난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고 언급하며 올해 추가적인 투자가 없을 것임을 암시했다.
투자설명서를 수령한 삼성전자도 넥슨 인수 주체로 물망 위에 올랐지만, 지금까지 인수전 참가를 위한 그 어떤 공식적인 제스처도 취하지 않은 만큼 인수에 관심이 높지 않아 보인다.
넥슨이 국내 최대 게임사인 만큼 국외자본에 의한 매각과 재무적 투자자(FI) 주도의 구조조정 피바람 등의 우려도 산재하다. 여기에 시민단체가 김 대표 등 11명과 NXC 등 법인 3곳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넥슨 인수전에 나선 이들이 뻗었던 손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10~12조 원으로 평가되는 매각대금이 경쟁 과열로 껑충 뛰거나 반대로 입찰에 참여하는 숫자가 적어 크게 떨어질 경우 매각이 아예 안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