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탑라이너 그리핀 탑라이너 ‘소드’ 최성원은 모순(矛盾)적인 선수다. 한 손에는 모든 걸 뚫는 창을, 다른 한 손에는 절대 부서지지 않는 방패를 들었다. 팀에 안정감을 더하는 선수로 이름을 알렸지만, 올 시즌에는 숨겨왔던 캐리력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가 현재 한국 최고의 탑라이너라는 데 이견을 제시할 이는 많지 않다.
그리핀은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젠지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그리핀은 9승0패 세트득실 +17이라는 LCK 역대 최고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날 최성원은 1세트 제이스, 2세트 우르곳으로 팀의 1라운드 전승 달성에 힘을 보탰다. 젠지의 숱한 다이브 위협을 견뎌내며 팀의 방패 역할을 해냈다. 동시에 1세트 바텀에서 ‘플라이’ 송용준(아우렐리온 솔) 상대로 솔로 킬을 올린 뒤 상대 억제기를 파괴하는 창 역할도 해냈다.
“미드에서 상대(아우렐리온 솔)가 사라질 때마다 ‘초비’ (정)지훈이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최성원은 갱킹 회피 비결을 묻자 “정지훈이 빠르게 콜(오더)을 해줘 저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며 팀원 덕을 봤다고 답했다. 그는 “저희 팀원이 대체로 콜이 좋다. 저는 콜에 맞춰 움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오로지 팀원 덕에 수많은 갱킹과 로밍으로부터 살아남은 건 아니다. 정상급 탑라이너들만이 보유하고 있는 갱킹 감지 능력을 최성원은 타고났다. 최성원은 “운도 따랐고, 눈치가 좋은 게 제 장점 중 하나”라며 “이런 눈치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성원이 탑에서 단단히 버텨준 덕에 그리핀은 부담 없이 미드·정글에서 시작해 바텀으로 이어지는 캐리 라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 최성원이 욕심내는 부분은 자신의 플레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그는 “엄청난 챔피언 폭을 갖고 싶다”며 “창은 더 날카로워지고, 방패는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듯, 우리가 지향하는 궁극적 플레이를 해낸다면 단 1패도 할 수 없다.”
최성원은 샌드박스 게이밍에 무릎을 꿇었던 1라운드 유일한 세트 패배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그는 “우리는 궁극적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무패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1패가 아쉽지만,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시즌 반환점을 돈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최성원은 “국제 대회 경험이 없어 말하기 힘들지만, 나가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2라운드도 남아있고, 지금은 바로 앞의 경기만 신경 쓰고 있다”면서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나가고 싶다. 국제 대회 대회가 목표”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