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패치 적용 이후 카이사를 위한 최적의 아이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에 9.3패치 버전이 적용됐다. 치명타 아이템이 대폭 변경되면서 ‘폭풍갈퀴’ ‘구인수의 격노검’ ‘루난의 허리케인’ 순으로 정형화됐던 카이사의 아이템 트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카이사는 이번 패치를 통해 간접 하향을 받았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능력치나 기술에 직접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첫 번째 코어 아이템이었던 폭풍갈퀴가 변경된 까닭이다. ‘이케시아 폭우(Q)’와 ‘고속 충전(E)’의 진화를 최대한 앞당길 최적의 아이템 트리가 없어졌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LCK 리거들의 선택도 갈린다. 13일 처음으로 카이사를 꺼냈던 젠지 ‘룰러’ 박재혁의 선택은 ‘B.F. 대검’ 이후 ‘광전사의 군화’를 빠르게 구매하는 아이템 트리였다. 박재혁은 한화생명전 2세트에 두 아이템을 구매한 뒤 ‘무한의 대검’을 첫 코어 아이템으로 완성했다. 이전에 구매한 ‘단검’과 ‘곡괭이’는 ‘곡궁’ ‘구인수의 격노검’ 업그레이드 재료로 썼다.
같은날 이어진 킹존 드래곤X와 SK텔레콤 T1의 맞대결에선 양 팀 원거리 딜러가 카이사를 한 차례씩 나눠서 플레이했다. 1세트에 카이사를 고른 ‘테디’ 박진성은 ‘B.F. 대검’과 ‘곡괭이’ 2개를 구매한 뒤 ‘무한의 대검’을 업그레이드하는 이른바 ‘비곡곡’ 아이템 트리를 선택했다.
비곡곡 아이템 트리는 공격력 증가에 대폭 힘을 싣는다. 이케시아 폭우 진화를 빠르게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공격 속도 증가가 없어 고속 충전 진화는 늦어진다. 고속 충전 진화는 광전사의 군화, 구인수의 격노검이 추가로 갖춰지는 20분대 중반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
박진성은 16일 젠지전 3세트에서도 ‘비곡곡’ 아이템 트리를 선택했다. B.F. 대검을 가장 먼저 구매했고, 추가로 구비한 2개의 곡괭이로는 각각 무한의 대검과 구인수의 격노검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광전사의 군화, 고속연사포 헤르메스의 시미터 등을 연이어 구매했다.
반면 SKT전 2세트에 카이사를 플레이한 ‘데프트’ 김혁규는 ‘롱소드’ 2개를 먼저 구입한 뒤 빠르게 ‘정수약탈자’를 만들었다. 그 뒤로 광전사의 군화, 구인수의 격노검, 고속연사포, 무한의 대검 순으로 아이템을 구비했다. 김혁규는 첫 아이템으로 ‘도란의 반지’를 선택해 초반 스킬 활용 빈도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경기에서 ‘투신’ 박종익이 퍼스트 블러드를 내줬고, 소환사 주문으로 ‘순간이동’을 선택한 이즈리얼을 상대해 원하는 시기에 귀환하지 못했던 점 등을 고려한다면 이는 김혁규가 고육지책으로 선택했던 아이템 트리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7일 경기에서는 두 명의 원거리 딜러가 각자 다른 경기에서 ‘몰락한 왕의 검’을 첫 코어 아이템으로 삼는 아이템 트리를 선보였다. 그리핀 ‘바이퍼’ 박도현은 아프리카 프릭스 상대로 카이사를 선택해 몰락한 왕의 검 이후 곡괭이 2개를 샀다. 즉 ‘몰곡곡’ 아이템 트리다.
박도현은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나 “라인전도 신경 쓰면서 이케시아 폭우와 고속 충전을 빠르게 진화시키려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몰락한 왕의 검은 카이사 같은 인파이팅 챔피언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이며, 1대1 싸움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또 무한의 대검을 골자로 삼는 아이템 트리에 대해서는 “공격속도가 부족하고, 고속 충전의 진화가 늦어져 답답한 느낌이 있다”며 “무한의 대검은 다른 치명타류 아이템이 섞여야 더 활약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한방은 강력하지만 지속적인 교전에서 활약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kt 롤스터 대 샌드박스 게이밍전에서도 몰락한 왕의 검 빌드가 등장했다. ‘제니트’ 전태권이 도란의 반지 스타트 후 몰락한 왕의 검을 구매했다. 다만 전태권은 곡괭이가 아닌 광전사의 군화, 곡궁 순으로 구매해 빠른 고속 충전 업그레이드에 중점을 뒀다.
다재다능한 챔피언인 만큼 카이사에 대한 해석은 각기 다르다. 마침 20일 경기를 치르는 네 팀 원거리 딜러는 모두 9.3패치 적용 이후 카이사를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 1경기에서는 박도현과 박재혁이 대결한다. 2경기에선 전태권과 박진성이 맞붙는다. 이틀의 휴식 동안 각 팀 원거리 딜러가 어떤 아이템 트리를 마련해왔을지 기대를 모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