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룰러-비디디, 궁지 몰린 소속팀 구해낼 수 있을까

입력 2019-02-20 13:13
kt ‘비디디’ 곽보성(왼쪽)과 젠지 ‘룰러’ 박재혁. 두 선수의 소속팀은 20일 서울 종로 LCK 아레나에서 2019 스무살우리 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라이엇 게임즈

‘룰러’ 박재혁(젠지)과 ‘비디디’ 곽보성(kt 롤스터)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젠지와 kt 롤스터는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각각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젠지는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리핀과 대결한다. kt는 전통의 라이벌 SK텔레콤 T1과 맞붙는다.

현재 두 팀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지난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두 팀이지만, 올 시즌은 핵심 전력의 이탈로 인한 전력 누수를 메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새로 영입한 대체 자원들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젠지는 3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앰비션’ 강찬용과 ‘코어장전’ 조용인을 떠나보낸 이후 최고 강점이었던 후반 운영 능력을 상실했다. 한때 조직력을 앞세워 세계 대회 정상에 올랐던 젠지지만, 올 시즌은 단순한 ‘원 패턴’ 팀으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젠지는 노골적으로 원거리 딜러 캐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미드라이너와 정글러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 다른 방도가 없다. 올 시즌 박재혁은 팀이 상대에게 가한 대미지 중 33.7%를 담당했다. 이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34.4%의 ‘데프트’ 김혁규(킹존 드래곤X)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곽보성도 고군분투를 이어나가고 있다. 곽보성은 특유의 안정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3.9의 준수한 KDA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혼자서 팀을 캐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주어진 짐이 많다. 팀의 중심 ‘스맵’ 송경호가 좀처럼 라인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뼈아프다.

kt는 지난해 LCK 서머 시즌 우승에 공헌했던 바텀 듀오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을 보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두 선수와 작별한 kt는 스토브 리그 동안 원거리 딜러 대체 자원을 물색했고, 고심 끝에 ‘강고’ 변세훈과 ‘제니트’ 전태권을 로스터에 올렸으나 결과가 불만족스럽다.

사실상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전태권은 빅토르와 블라디미르 등 비(非) 원거리 딜러 챔피언 플레이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기존 원거리 딜러 챔피언 플레이 시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쟁자 변세훈은 시즌 통틀어 3세트 출전에 그치고 있다.

양 팀이 나란히 2승6패로 부진한 상황, 하필이면 마지막 상대가 만만치 않다. 젠지와 맞붙는 그리핀은 1라운드 전승을 노리고 있으며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리핀은 현재 8전 전승(세트득실 +15)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kt와 라이벌 관계이기도 한 SKT는 6승2패(세트득실 +6)로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친정팀 상대로 “무조건 이기고 싶다”고 밝힌 조세형을 비롯, ‘페이커’ 이상혁, ‘클리드’ 김태민도 16일 젠지전 직후 통신사 라이벌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벼랑 끝의 두 팀을 떠받치고 있는 에이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