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군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는 최후통첩을 무시했다. 군부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을 맹세하고, 국제사회의 해외원조 반입을 막기 위해 카리브해를 봉쇄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야당이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려면 군부를 죽여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군인들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무한한 순종과 복종, 충성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드리노 장관은 “우리 군부는 잠재적 영토 침범을 막기 위해 국경에 주둔하며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호물품 반입 통로 중 하나인 카리브해 해상 및 영공도 봉쇄됐다. 국영TV는 “(타국의) 허가 받지 않은 침입 가능성에 직면했다. 베네수엘라 영토를 지키기 위해 카리브해는 폐쇄된다”고 보도했다. 팔콘주의 시민보호기동대 관계자는 “해상의 경우 봉쇄 명령은 베네수엘라와 쿠라카오섬, 아루바섬, 볼라르섬 사이를 통행하는 어선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마두로 대통령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국제대 연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거의 나치 스타일”이라며 “자신이 베네수엘라 군부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군부의 사령관이 누구인가. 마이애미에 있는 트럼프인가”라고 물으며 “미국은 자신들이 베네수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군부를 향해 “계속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임시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야당 인사 사면 방침을 받아들이고 해외원조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베네수엘라의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는 오는 23일 국제사회의 해외원조 수용 여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이도 의장을 포함한 야당 세력은 마두로 정권과의 충돌을 각오하고 국경지대에 쌓인 구호물자를 들여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