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외모까지 규제하냐” 비판에 여가부 “안내서 수정”

입력 2019-02-20 11:34
여성가족부가 지난 13일 배포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에서 연예인의 외모 획일화를 지적한 부분.

여성가족부가 연예인의 획일화된 외모를 지적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결국 수정키로 했다.

여가부는 “과도한 외모지상주의는 일반 성인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달라는 차원에서 안내서를 작성했다”면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한 일부 표현과 인용 사례는 수정 또는 삭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여가부는 지난 13일 배포한 안내서에서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며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출연자가 대부분 아이돌 그룹인데 이들의 음악적 다양성뿐 아니라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여가부 안내서는 “정부가 연예인 외모까지 규제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여자 전두환이냐”며 “군사독재 시대 때 두발 단속, 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여가부가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으로 혈세를 낭비한다” “닮은꼴 아이돌 둘 중 한 명은 방송인생을 포기해야 하냐” 등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여가부는 “이 제안을 검열, 단속, 규제로 해석하는 건 안내서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분석 결과 지나친 외모의 부각, 획일적이거나 과도한 외모기준 제시, 외모지상주의 가치 전파 등이 실제 부정적 사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가부는 방송 제작을 규제할 의도가 없으며 그럴 권한도, 강제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 “방송 제작자들의 성평등한 시각과 인식 확산을 위한 안내용 자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