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에게 양쪽 콩팥 준 79세 뇌사자…고령 장기 이식 ‘희망’

입력 2019-02-20 10:32
79세 뇌사자로부터 양쪽 신장 이식을 받은 70세 환자(오른쪽 두번째)와 의료진. 서울시보라매병원 제공

만성 신부전증을 앓는 70세 고령의 환자가 79세 뇌사자로 부터 양쪽 콩팥을 기증받아 새 삶을 얻었다. 장기간의 이식 대기로 치료를 포기하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이 70세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신장 두 개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측 신장 동시 이식술은 한 개의 신장만을 옮겨심는 통상적인 이식 수술과 달리 기증자의 신장 두 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말한다.
고난이도 수술 중 하나로 꼽히는 이식 수술을 연속으로 진행하는 만큼 의료진의 경험과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수술 후에도 체계적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양쪽 신장 기능을 잃어 투석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김모(70·여)씨는 지난해 11월 보라매병원에서 양측 신장 동시 이식술을 받은 후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당시 병원 내에 79세 고령의 뇌사자가 발생했지만, 나이로 인해 타 병원에서 이식을 거부당한 두 개의 신장을 모두 이식 받을 수 있었다.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고령으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수술은 해당 병원 신장이식팀(외과 정인목·김대환 교수-신장내과 이정표 교수)이 다년간 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현재 수술 후 석 달째인 김씨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정인목·김대환 교수는 “일반적으로 양측 신장 동시 이식술은 소아 기증자의 신장 수술에 국한돼 고령 환자는 상대적으로 수술 기회가 적었다”며 “이번 수술 성공은 의료진의 전문적인 수술 전·후 관리가 동반될 경우 신장 이식의 가능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해 장기간의 이식 대기 기간으로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