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큰 위기에 처해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의미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정신만 차린다면 맨손으로 맹수를 때려잡는 것도 전혀 불가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한 남성이 산속에서 마주친 야생 퓨마를 ‘발’로 제압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트래비스 카프만(31)은 지난 4일 콜로라도주 호스투스산(Horsetooth Mountain)에서 산악 마라톤을 하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바스락!!’ 산길을 달리던 카프만의 눈앞에 퓨마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나 홀로 맹수와 마주하게 되면 뒤돌아 도망가야 할까요, 맞서 싸워야 할까요. 카프만은 퓨마를 쫓아내기 위해 두 손을 흔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하지만 퓨마는 물러서지 않았고, 카프만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이에 카프만도 퓨마와 맞서 싸우기로 했습니다.
퓨마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로 카프만의 얼굴을 공격했습니다. 카프만은 주먹을 휘두르며 저항했습니다. 카프만과 퓨마는 뒤엉켜 싸웠습니다. 카프만은 나무 막대기, 돌멩이를 이용해 퓨마를 찌르고, 때렸습니다. 하지만 한 손으로 퓨마의 공격을 막느라 큰 상처를 주지 못했습니다.
카프만은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아 조르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발에 무게를 실어 퓨마의 목을 졸랐습니다. 잠시 후 퓨마의 입이 벌어졌습니다. 카프만의 강력한 조르기 한 방에 질식사한 것입니다.
피를 흘리며 산에서 내려오던 카프만은 마라톤 참가자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그는 얼굴과 손 등을 다쳐 28바늘을 꿰맸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숨진 퓨마는 몸무게 약 80파운드(약 36㎏)로 다 자란 성체가 아니었습니다. 200파운드(약 90㎏)가 넘어가는 성체 퓨마였다면 카프만도 위험했을 것입니다.
퓨마는 고양잇과 동물로 북미,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서식하는 야생동물입니다. 전문가들은 퓨마를 마주하게 되면 절대 뒤를 보이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퓨마는 공격 대상으로 삼은 대상이 도망가는 등 약한 모습을 보이면 공격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퓨마를 만났을 때 몸집을 크게 보이도록 해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퓨마가 도망치지 않는다면, 시선을 마주친 상태에서 뒷걸음을 쳐서 물러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카프만은 기자회견에서 “다시 호스투스산을 달리고 싶다. 친구들과 함께 다시 산을 찾을 계획”이라며 밝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