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마곡동의 서울식물원 앞 도로. 주차장은 이미 포화상태였고 바로 앞 도로는 중앙선 위까지 주차된 차들로 가득했다. 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권순용 강서구청 주차관리반장을 지난달 29일 만나 주차단속 과정에 동행했다.
3년째 불법주차를 단속 업무를 하고 있는 권 반장은 “적발된 차량에 가운데 다른 차의 통행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설명하며 등촌동으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장을 보기 위해 A마트 앞에 주차를 한 시민들이 단속 차량이 출동하자 차를 황급히 빼기 시작했다.
이 도로는 마을버스가 다니는 2차선 도로로 한 차량이 불법주차를 할 경우 다른 차량들이 중앙선을 넘어야 통행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 권 반장은 어김없이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렇게 단속하는 건수는 하루 평균 30건이다.
화재가 일어난 지 5분.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소방차는 화재현장에 빠르게 도착해야 한다. 소방안전패트롤 임무를 담당한 이남형 의왕소방서 조사반장과 함께 지난달 24일 함께 단속 구역으로 출동했다. 최근 화재 사고가 난 곳으로 차를 몰던 이 조사반장이 “이 지역에는 좁다란 골목이 많아 화재가 나도 소방차를 가까이 주차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의왕소방서 대원들은 차량이 화재현장으로 진입하다 멈추면 수관을 들고 일단 뛴다. 100m를 달리는 것은 기본이다. 최소한의 소방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차 금지라인과 긴급차량통행로를 설치했지만 같이 둘러본 현장은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다. 소방관도 단속하냐는 민원인들의 항의를 접한다는 이 조사반장은 “최근 충북 제천 등 큰 화재 사고에 불법주차된 차량들로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했다는 뉴스들을 접한 시민들의 의식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상암동의 클라우드센터. 지난달 21일 서울시 교통정보과 운수정보팀 박은미 주무관과 팀원들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하루 평균 400대 가량의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는 운수정보팀원은 총 10명. 일부 운전자들은 번호판을 가리거나 앞을 가로막아 사진을 찍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4분마다 차량의 위치를 옮겨 단속을 피한다.
단속하면서 느낀점에 대해 물어보자 박 주무관은 “카메라로 도로를 지켜보고 있으면 불법주차는 물론 노상방뇨를 하거나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사람들도 보인다”며 “녹화는 되지 않지만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