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추모식 다음날, 100m 거리 사우나 또 ‘화마’

입력 2019-02-19 11:13
소방대원이 19일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상가에서 발생한 불을 진압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상가 4층 사우나에서 19일 오전 7시11분 화재가 발생했다. 오전 10시 현재 집계된 사망자는 2명이다.

대구소방본부는 장비 52대와 인력 145명을 현장으로 투입해 2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소방본부는 사우나 계단 배전반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 관계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화재원인, 피해규모,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2명은 모두 남탕에서 발견됐다. 60대로 추정된다. 화재를 진압하고 현장을 수색하던 소방대원들에게 발견됐다. 부상자 50여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1명은 온몸에 화상을 입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대보상가는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건물로 지상 5~7층은 아파트다. 이곳 주민 50여명은 대피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사우나를 비롯해 식당·노래방·찜질방 등이 입주한 상업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상가에서 19일 아침 연기가 치솟고 있다. 뉴시스

소방대원들이 19일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상가에서 발생한 불을 진압한 뒤 건물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화재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 16주기 추모식 이튿날 발생했다. 불이 난 건물은 16년 전 참사가 발생했던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인근으로, 걸어서 100m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지척이다. 2003년 2월 18일 중앙로역 지하철에서 방화로 시작된 불로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당했다.

2·18 안전문화재단은 지난 18일 오전 9시53분 중앙로역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에 참석했던 권영진 대구시장은 SNS에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면서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구를 생명과 안전의 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화마는 이로부터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대구에서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