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쩌다, 결혼’ 제작사가 ‘미투 최일화’ 통편집 못한 이유

입력 2019-02-19 02:38

미투 논란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배우 최일화가 영화 ‘어쩌다, 결혼’에 등장했다. 분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비중 있는 역할로 감초 역할을 톡톡해 사실상 복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영화 제작사 측은 저예산 영화로 재촬영을 하지 못한 채 개봉한 것일 뿐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영화 ‘어쩌자 결혼’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보도자를 통해 미투 운동 가해자로 지목돼 활동을 중단한 배우 최일화의 분량을 통편집하고 재촬영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저예산 영화인 ‘어쩌다, 결혼’은 지난 2017년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촬영했으며 당시 최일화의 미투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다.

제작진은 “최일화의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지만, 그 역할이 주인공의 아버지인 만큼 이야기 전개에 지장을 주는 장면까지는 편집하진 못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사의 결정으로 상처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사과했다.

제작진은 또 “스태프, 배우들의 스케줄이 여의치 않았고 순제작비 4억원으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제작비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해 다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최일화씨의 복귀나 활동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영화 제작진과 관계자의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일화는 이날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어쩌다, 결혼’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극중 성석(김동욱 분)의 아버지 역할로 등장했다. 분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극 중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아예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최일화의 미투 의혹이 제기되기 전 촬영됐지만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상반기 예정이었던 개봉이 한 차례 미뤄졌었다.

한편 오는 27일 개봉하는 ‘어쩌다, 결혼’은 재산을 상속 받기 위해 결혼을 계획한 남자 성석과 자유를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여자 해주(고성희 분)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년간 계약결혼을 하며 벌어진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