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일본군 위안부’ 그 사진, 실물로 최초 공개된다

입력 2019-02-18 18:50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 3장의 실물이 국내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서울시는 25일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개막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전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에서 한국인 피해자의 사진 3장과 각종 사료를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실물이 처음 공개되는 사진은 고(故) 박영심씨가 포로로 잡혀있을 당시 만삭이었던 모습이 담긴 사진 1점과 미얀마 미치나 임시수용소의 한국인 위안부 여러 명이 모여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 2점이다.

박영심씨는 2000년 12월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북한에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의 실상을 처음으로 증언했다. 이후 북한 조선일본군위원부 및 강제연행피해자보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박염심씨가 2006년 8월 사망한 사실이 전해졌다.

박영심씨 모습 등은 국내에서 한국인 위안부의 당시 모습이 담긴 대표적인 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에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스캔한 파일 형태로만 공개됐다.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의 모습을 담은 3장의 사진 실물이 국내 전시회에서 18일 최초로 공개됐다. 1944년 8월14 촬영된 버마 미치나 위안부 사진이다. 뉴시스.

서울시와 서울대 정진성 연구팀은 지난 3년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사업’을 통해 해당 사진들을 확보했다.

실물 사진 3점은 아시아·태평양 전쟁 중 미군이 만든 사진앨범의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각각 1944년 8월14일과 9월3일 촬영된 뒤 미군이 1944~1945년 앨범으로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사진은 앨범 없이 낱장으로 흩어져 보관돼 왔으며 서울대 연구팀은 지난해 9월 이를 개인 소장자를 통해 확보했다.

가로 29㎝, 세로 21㎝로 보존 상태는 양호하다.

전시회는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주요 사료를 예술 작품과 엮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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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전시회에서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귀환을 다룬 뉴욕타임스(1948년 3월 2일자)와 쿤밍보고서 및 축섬승선자 명부 복제본,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 증언한 배보기씨의 사진(김현옥 개인 소장) 등이 공개된다.

박원순 시장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가가 많이 조명되고 있지만 일제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위안부 피해자 역시 공로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며 “이번 전시는 지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연구 지원을 중단했을 당시 서울시와 서울대 정진성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발굴 사업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