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장군’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그의 별명에서 플레이 스타일이 드러난다. 상대의 동선을 예측해 차단하는 능력은 그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다. 데뷔 당시 포지션이 풀백이었던 만큼 중앙 수비수로 위치를 전환한 이후에도 짙은 공격 성향을 띄고 있다. 좋게 말하면 투지 넘치고, 나쁘게 얘기하면 즉흥적이고 거칠다. 이런 전투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그에게 ‘장군’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는 상대 공격수들을 경기 내내 괴롭힌다.
라모스는 또 한 번의 ‘전투’를 벌였다. 급기야 퇴장 명령을 받았다. 1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지로나와의 2018-2019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서다.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풀타임으로 끝낼 수 없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악재가 됐다. 레알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18분, 페널티박스 내에서 핸들링 반칙을 범하며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는 추격을 허용했고, 후반 30분 역전 골까지 얻어맞으며 1대 2로 충격 패를 당했다. 라모스는 경기종료 직전인 후반 45분, 무리하게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다 또 한 번 옐로카드를 받았다. 두 개의 옐로카드는 레드카드. 곧 퇴장을 의미한다. 다음 경기에도 나설 수 없다.
라모스가 레드카드를 받는 장면이 낯설지는 않다. 그가 선수 생활 동안 받은 레드카드는 총 25장.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만 20차례 퇴장을 당했다. 옐로카드는 셀 수도 없다. 프리메라리가에서 20장의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는 라모스가 최초다. 프리메라리가만이 아니다. 유럽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20차례나 퇴장을 명령받은 선수는 라모스가 유일하다.
유럽 5대 리그에서 가장 많이 레드카드를 수집한 셈이다. 이전까지는 보르도와 마르세유 등에서 활약하며 프랑스 리그1에서 몸담았던 시릴 룰이 라모스와 함께 19개의 레드카드를 받으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에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라모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개,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2개의 레드카드를 받은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라모스 다음으로 많은 레드카드를 받은 페르난도 이에로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12개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라모스가 얼마나 거친 플레이를 하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라모스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난 나만의 방식이 있다. 몇몇 사람들이 비난할지라도 난 변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경기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