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풀타임 활약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이승우에게 팀 내 최저평점으로 혹평했다.
이승우는 18일 이탈리아 스타디오 알베르토 피코에서 열린 2018-2019 세리에 B(2부 리그) 24라운드에서 스페치아 칼초를 상대로 선발 출전했다. 헬라스 베로나는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연속으로 무승의 늪에 빠져 있었다. 가까스로 2대 1 역전승을 거둬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승점 36점(9승 9무 5패)을 기록,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세리에 B 3~8위는 세리에 A(1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순위다.
파비아 그로소 감독의 성적 부진 책임론이 불거진 구단 안팎으로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팀에 변화가 필요했다. 그로소 감독은 경질까지 언급된 마당에 공격적인 수를 꺼내 들었다. 4-3-3 포메이션을 가동해 이승우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했다. 이승우는 지난 2일 카르피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후 보름여 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는 이승우에겐 낯선 위치다. 이승우가 그간 베로나에서 맡은 위치는 왼쪽 측면이었다. 본인 스스로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데르 마토스와 안토니오 라구사 등 오른쪽 측면을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들이 줄지어 부상을 당했다. 결국 공격 조합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고, 이에 지목된 선수가 이승우였다. 그로소 감독은 지난달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 영입해 온 안토니오 디가우디오와 함께 이승우를 번갈아 측면에 기용하고 있다. 디가우디오 역시 이승우처럼 주포지션은 왼쪽 측면 공격수다.
이승우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오른쪽에서 고정되지 않고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이며 중앙으로 자주 이동했다. 직접 공을 소유했던 시간은 적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많은 동선을 가져가며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상대 중앙 수비수들에게 혼란을 일으켰다. 동료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고자 한 움직임이었다.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었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역습상황에서도 위협적인 드리블을 선보였다.
포메이션의 유연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승우의 전술적 효용도는 충분했다. 후반 21분, 안토니오 디가우디오 대신 우보미르 툽타가 교체 투입되자 디가우디오의 왼쪽 자리를 대신해 들어갔다.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아쉽게도 현지 매체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헬라스 1903’은 이승우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5점을 매기며 “상대를 넘어서지 못했고 많은 공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중요한 것은 그로소 감독으로부터 신임을 되찾아왔다는 점이다. 그로소 감독은 카르피와의 22라운드를 끝낸 뒤 이승우와 디가우디오의 측면 조합에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던 오른쪽 측면 공격수인 마토스는 부상으로 약 두 달간 전력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이승우에겐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시간을 뛰는 게 첫 번째 과제다. 결과적으로 풀타임 뛴 경기에서 승리도 챙겼다. 이번 칼초전이 이승우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유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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