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체험‘ 나선 유튜버 진짜 시신 발견하고 아연실색.

입력 2019-02-18 15:39

‘공포체험’에 나선 유튜버가 실제 생애 최대의 공포에 떨었다. 폐업한 요양병원 병실에서 진짜 시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새벽 1시30분쯤 광주 서구의 한 요양병원.

박모(30)씨는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를 짓누르며 애써 침착하게 한발 한발 걸음을 옮겼다.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끄는 ‘공포체험’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바닥에서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소리가 귓전에 들릴 만큼 천지가 고요한 시각이었지만 1인 미디어 김씨는 ‘좋아요’와 ‘구독’을 받고 싶은 욕심에 희미한 손전등에 의지한 채 허물어진 담을 넘어 요양병원에 천천히 들어갔다.

수년전 문을 닫아 폐건물로 방치된 이 요양병원에는 외부인이 출입을 막기 위해 건물 둘레로 철망이 설치됐고 더러는 일명 ‘개구멍’이 뚫려 있었다.

1층을 둘러본 뒻 2층 계단에 올라 한 병실에 발을 내딛은 박씨는 아연실색했다. 쾌쾌한 냄새가 가득해 귀신이 나올법한 병실에서 진짜 시신과 마주친 것이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돌발상황에 화들짝 놀란 박씨는 걸음이 떼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조차 떨렸다.

60대로 보이는 남자는 오래전 숨진 탓인지 추운 날씨에도 신체 일부가 부패한 상태였다. 주변에는 잠을 잤던 흔적과 이불, 옷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순식간에 닥친 극한의 공포에 박씨는 어찌할 줄 몰랐다.

얼마 후 박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지갑 속 신분증을 확인해 숨진 남자 A(69)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 없는 데다 거주지가 분명하지 않은 A씨의 주민등록이 말소된 점으로 미뤄 그동안 A씨가 폐업한 요양병원에서 노숙을 하다가 돌연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8일 숨진 남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