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18일 열린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2차 합동연설회장에는 야유와 욕설이 난무했다. 한 동안 소란이 빚어져 장내를 진정시키는데 애를 먹었다.
한국당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전당대회 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두발언을 시작하기위해 단상에 오르자 장내는 소란스러워졌다. 일각에서는 “XX놈아”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 “내려가라” “없어져라”고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김 위원장에게 야유를 보낸 이들 대부분은 태극기부대 등 김진태 후보 지지자였다. 이들은 14일 대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도 김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에게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김진태 후보가 5·18을 폄훼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것에 대한 반발심으로 보인다. 앞서 김진태 후보를 비롯해 같은당 이종명 의원, 김순례 의원이 5·18 민주화 운동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당은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당규에 따라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이들의 야유가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여러분이 무엇을 말하고 요구하는지 알고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센 야유가 이어졌고 김 위원장은 발언을 중단했다. 사회자가 “김 위원장이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왔다. 여러분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정리에 나서자 그제서야 장내가 진정됐다.
김 위원장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이 정부는 내가 하면 정의요, 남이 하면 적폐라는 촛불의 광풍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 한국당이 새롭게 태어나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막아내야 한다. 지난 7개월 간 우리는 힘든 고통의 시간을 넘어 오늘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대안 없는 정당이라는 비판은 사라지고 수권정당의 새로운 희망이 열리고 있다. 이번에 탄생할 새로운 지도부는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창출을 위해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회 시작 전에는 5·18 폄훼 논란을 두고 진보단체와 경찰이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진보단체는 ‘보수같은 소리하네’ ‘고담대구 대구살기 부끄럽다’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 ‘5·18 역사왜곡, 자유한국당은 사죄하라’ 같은 피켓을 들고 5·18 망언을 한 의원들과 한국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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