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그리즈만 vs 유벤투스 호날두… 방패 뒤 2개의 창

입력 2019-02-20 18:0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왼쪽)과 앙투앙 그리즈만(오른쪽)이 18일(한국시간) 라요 바예카노와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선제골을 합작한 후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1일 새벽 5시(한국시간)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이탈리아 유벤투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홈경기인 만큼 남은 2차전을 생각하면 승리가 절실하다.

두 팀 모두 자국 리그에서 수비 조직력이 가장 막강한 팀으로 평가된다. 아틀레티코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4경기를 치르며 단 17골을 허용했다. 유벤투스는 더 단단하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24경기 동안 15골을 내줬다. 두 팀 모두 각 리그에서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어느 방패가 더 튼튼한지에 대한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승부처는 선제골이다.

차이는 있다. 두 팀의 공격력은 다르게 평가된다. 유벤투스는 단단한 방패 못지않게 창끝도 날카롭다. 15골을 내주는 동안 52골을 퍼부었을 정도로 공수 밸런스가 휼륭하다. 실점뿐 아니라 득점에서도 리그 최강의 위치에 올랐다. 지난여름 새로이 합류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역할이 컸다.

호날두는 리그의 모든 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했다.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 무대를 넘어 유럽 최강자를 꿈꾸는 유벤투스에 호날두의 존재는 천군만마와 같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에서만 121골을 터뜨리며 유럽 대항전 역대 최고의 골잡이로 군림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과 유벤투스 선수들. 게티이미지뱅크

아틀레티코의 상황은 다르다. 최근 득점 가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 치른 프리메라리가 3경기에서 단 2골을 얻어내는데 그쳤다. 득점 루트 대부분이 앙투앙 그리즈만 한 명에게 집중된 탓이다. 디에고 코스타, 니콜라 칼리니치, 비톨로 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있지만 최근 활약은 신통치 않다.

고민 끝에 지난달 첼시에서 알바로 모라타를 데려왔지만 그 역시 아직까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짠물 수비에도 불구하고 매번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잡히며 리그에서만 8번의 무승부를 허락했다. 프리메라리가 20개 구단 중 아틑레티코보다 많은 무승부를 기록한 팀은 5팀뿐이다. 아틀레티코가 과거와 같은 우승후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그리즈만이 아닌 다른 공격수들의 활약은 필수다.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코스타가 조기 복귀한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빠르면 3월초 쯤 복귀가 예상됐으나 18일 라요 바예카노전(1대 0 승)에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예열을 끝냈다. 신입생 모라타는 과거 유벤투스에서 몸담은 전력이 있어 그들을 잘 알고 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모라타와 코스타의 투톱 가능성에 대해서도 인정한 만큼 이 둘이 공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메오네 감독은 18일 바예카노전을 끝내고 오는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승리를 다짐했다. 무엇보다 공격수들을 믿고 있다. 그는 “유벤투스전 목표도 같다. 승리만을 생각하고 있다. 코스타가 복귀했기 때문에 유벤투스는 두려운 마음이 커졌을 것이다. 그리즈만도 꾸준히 득점하고 있고, 모라타는 유벤투스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방패가 단단해도 상대를 찌르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는 게 축구다. 시메오네 감독의 신뢰에 보답할 길은 득점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