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고르디우스의 매듭’으로 설명한 노동신문의 기고를 긍정적으로 평했다. 이 표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회담을 앞둔 지난해 3월 청와대에서 사용됐다. 이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만남을 앞둔 북한 기관지에서 인용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비유한 노동신문의 지난 13일자 재일동포 기고에 대해 “의미가 다를 수 있지만 지도자의 결단과 정상 간 통 큰 합의를 통해 꼬인 북·미 간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군주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가 칼로 내리쳐 끊었다는 전차의 매듭이다. 풀기 어려운 난제를 뜻한다. 복잡한 현안을 풀어낸 묘수를 설명할 때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었다’는 식으로 응용된다.
노동신문은 재일동포 오모씨의 이름으로 ‘김정은 장군, 평화의 새 역사를 쓰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실었다. 오씨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거나 시험하지 않고, 사용하거나 전파하지 않을 것”이라던 올해 신년사, 함경북도 길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치를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로 평가하며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었다”고 비유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번째 정상회담을 1달여 앞둔 지난해 3월 북한이 제안할 비핵화 방식에 대해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하나씩 푸는 게 아니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 나머지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로 알려졌던 이 발언의 화자가 바로 김 대변인이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동신문 기고의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대해 “기원전 4세기에 사용된 표현이어서 나에게 저작권은 없다”며 웃었다. 그는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통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결정되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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