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IS 인질극까지…버티기 작전 길어지나

입력 2019-02-18 12:08 수정 2019-02-18 12:09
시리아민주군(SDF) 병사들이 17일(현지시간) 시리아 바구즈 마을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SDF는 IS 최후 거점인 바구즈 마을을 거의 점령했지만, 시민 1000여명의 안전을 염려해 공세를 늦춘 상태다. AP뉴시스


패망을 앞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일부 조직원들은 막대한 규모의 테러 자금을 빼돌려 이라크와 인근 산악지대로 탈출했다. 시리아 내 IS 격퇴가 임박했다는 미국 정부의 선언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국제동맹군의 IS 격퇴전 지상군 부대인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IS가 진영 밖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모두 폐쇄하고 민간인 이탈을 막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DF는 IS가 최후거점으로 삼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 바구즈 마을을 포위하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바구즈 마을로 진입하지는 못하고 있다. IS가 민간인 약 1000명을 인질로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IS 조직원들은 동굴과 터널로 연결된 1㎢ 남짓 규모의 텐트촌 지하에 민간인들과 몸을 숨기고 있다. 여기에는 포로와 인질도 섞여 있을 것으로 SDF는 추측했다.

국제동맹군의 시리아 해방 선언도 늦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칼리프국(IS가 스스로 부르는 이름)을 성공적으로 소멸한 것에 대해 앞으로 24시간 안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구즈 마을을 공식적으로 탈환해도 문제는 남는다. CNN방송은 IS의 잔당 1000명 이상이 막대한 현금을 들고 이미 이라크로 달아났다고 17일 전했다. IS 조직원들은 지난 6개월간 이라크 서부 사막과 산악지대로 도주했으며 이들이 최대 2억 달러(2252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소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미군 관계자는 CNN에 “마지막까지 남은 IS 조직원 중 일부는 전 이라크 알카에다의 잔당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 잔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핵심 조직원과 수입원, 무기 은신처를 제공하는 사람 등을 포함한 IS 네트워크는 고스란히 남을 수 있다. CNN은 이 같은 노력에도 수만명이 관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