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시간에 학우들이 쫓기며 시험지에 써내려가는 ‘딱딱딱’ 펜 소리는 제겐 희망의 연주곡처럼 들렸어요.”
15일 한남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학위와 공로상을 받은 임원철(75·대전 동구 가양동)씨의 별명은 ‘할아버지 래퍼’다.
평소 젊은이들의 음악인 랩을 즐겨 듣고 부르는 임씨는 한남대 랩 동아리 ‘토네이도’ 활동을 비롯 각종 TV에서 랩을 선보였다.
임씨는 랩을 통해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4년간의 대학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그는 60대 중반 제2의 삶을 시작했다.
17세부터 아버지와 함께 건축자재 생산업에 종사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65세 때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 예지 중·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에 합격했다.
손주뻘 학생들과 15학번 새내기 대학생 생활을 시작했다.
오리엔테이션(OT) 시간에 랩으로 본인 소개를 하는 등 젊은 학생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게 랩은 젊은 학우들과 이어주는 도구였다. 동시에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랩을 향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한남대 축제무대를 비롯해 케이블방송 Mnet ‘쇼미더머니5’ ‘슈퍼인턴’, KBS ‘생생정보통’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MBC ‘파워매거진’ 등에 출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와 학우를 위해 보람된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대학 4년 동안 매월 5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했다.
그의 다음 도전은 전국일주를 하며 자유여행을 하는 것이다.
“세상은 도전하는 무대 같아요. 부딪쳐 보며 성공할 때 희열을 느껴요. 남은여생을 보다 즐겁게 더 부딪쳐 보려고요.”
한편, 한남대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1739명, 석사 226명, 박사 28명, 공개과정 수료 44명 등 총 203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