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망’ 우레이(에스파뇰)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에스파뇰의 루비 감독이 신뢰를 준 덕이다. 우레이의 출전시간을 보면 이런 정황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레이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비야레알전(2대 2무)에서 후반 33분 교체투입 돼 추가시간까지 15분가량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10일 라요 바예카노전(2대 1승)에선 비교적 이른 시간에 투입됐다. 동료 파블로 피아티가 부상을 당하며 전반 34분 일찌감치 그라운드를 밟았다.
활약은 훌륭했다. 교체 투입된 우레이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최전방에서 많은 활약상을 선보였다. 그는 장점인 빠른 발을 활용해 뒷공간을 노리며 상대 수비수들에게 애를 먹였다. 결국 후반 24분, 상대 수비수로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회 골로 연결됐다. 승부의 추를 맞춘 에스파뇰은 후반 추가시간 결승 골을 터뜨렸고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우레이가 얻어낸 페널티킥이 역전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우레이의 활약을 인상 깊게 본 루비 감독은 곧바로 그를 계속 중용했다. 우레이는 18일(이하 한국시각) 홈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페인 무대에 발을 들인 뒤 그의 첫 선발이었다.
활약은 신통치 못했다. 발렌시아의 끈끈한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한 우레이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으나 이날 단 한 차례의 슛만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무리하게 공을 끌다가 상대에게 공격권을 넘겨준 적만 4차례. 결국 부진한 활약 속에 후반 27분 알파 세메두와 교체됐다.
피아티가 당한 무릎 부상은 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수술대에 오를 것이 확정됐고, 이번 시즌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피아티의 불행은 우레이로선 행운이다. 피아티가 측면 공격수 주전 자리를 놓고 싸우는 내부적인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추후 입지를 다지는 데 유리해져 주전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우레이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 우레이는 에스파뇰에 발을 들인 지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유니폼 5000장을 판매하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판매량 5000장은 에스파뇰 동료 보르하 이글레시아스와 마크 로카가 반년 동안 판매한 유니폼보다 많은 양이다. 에스파뇰은 우레이 특수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어가 새겨진 특별 제작 유니폼을 제작하기도 했다.
중국 시청자들 덕분에 에스파뇰 경기의 시청률까지 호황을 맞았다. 지난 비야레알 전에선 약 4000만 명 이상의 중국 팬들이 생중계로 경기를 지켜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파뇰로선 그의 인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루비 감독은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우레이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경기가 끝난 후 “그에게 어려운 경기였다. 발렌시아는 리그 최고 수비 중 한 팀이다. 누구라도 빈틈을 찾긴 어려울 것”이라며 어깨를 다독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