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과천시의회 박상진 의원이 지난해 사회적 경제 시스템과 4차 산업혁명을 배우겠다며 다녀온 캐나다 연수가 사실상 현지에 거주 중인 가족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박상진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았다.
MBC는 과천시의회 박상진 의원이 동료 의원 1명과 함께 지난해 11월14일부터 27일까지 11박 14일 동안 캐나다 몬트리올과 할디만디로 떠난 해외연수가 부적절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 등은 연수 계획서에 명기된 일정 중 태양광 발전소와 총영사관 두 건만 소화했다.
그중 태양광 발전소 일정은 캐나다 국내선을 타고 1박 2일로 계획됐던 것과는 달리 자동차로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이마저도 안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현지 관계자는 MBC에 “원래 다른 사람이 오게 돼 있었는데 무슨 일이 생겨서 본인들이 급하게 오느라 아무 준비를 못 하고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연수 후 제출한 보고서엔 예정된 일정이 아닌 현지 고등학교와 교육청 등과 같은 교육기관에 집중적으로 다닌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실제 지난 1월 8일 과천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무국외연수 결과보고서’(http://www.gccouncil.go.kr/source/korean/news/action.html?mode=view&number=3CB9BFCDCB95B9A54198FBAF26AA957F)엔 연수 사회적 경제 시스템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기관이 아닌 교육기관 등을 주로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 의원이 방문지 요약에 사진까지 찍어 제출한 몬트리올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는 박 의원의 아들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이 방문한 피어슨 교육청도 박 의원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관할 교육청이었다. 이 밖에도 라신 지역도서관이나 한인 학부모 어머니회 등에 방문한 것으로 보고서엔 기록돼 있다.
더욱이 연구 보고서와 일행이 찍은 사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여성이 박 의원 부인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4차 산업혁명이나 사회적 경제 시스템 시찰이 목적이 아닌 가족 방문이 목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는 박 의원 부인과 자녀 3명이 지난해부터 몬트리올에서 거주 중이라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연수 기간 내내 부인과 세 자녀가 사는 집에서 숙박하며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관계자는 MBC에 “숙소를 달리 한 건 3일, 3일 빼고는 박 의원이 부인 집에서 잤다”며 “코스가 맞았을 때는 애들 학교를 그쪽에다 태워다주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우리 아이들이 몬트리올에 가 있다. 왜 가 있을까. 교육 때문이다. 내 아이들만 혜택을 주고 싶은 게 아니라. 우리 과천시민 전체에 주고 싶어서”라며 “내가 시에서 가족들 보러 간다고 해서 시의회를 너무 많이 비우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국민이 나를 지탄할지 모르겠지만 과천시민들은 나를 지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박 의원은 “예천군 문제 있어요. 근데 내가 무슨 문제가 있냐.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적의 논리다” “내로남불의 정석” “예천군 의회는 문제라면서 자신은 문제가 아니라니 황당하다” “박 의원의 적반하장 태도가 더 놀랍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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