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팀의 패배에도 최선을 다한 에이스 양효진에 “오늘도 혼자 배구를 한 것 같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양효진은 어깨가 불편한 상황에서도 공격을 이끌며 팀 내 최다 득점(22점)을 기록했다.
양효진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17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6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1대 3으로 패했다. 현대건설은 1세트를 가져오며 승기를 잡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역전패했다.
양효진은 오픈과 속공으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수비가 받쳐주지 못하며 활약이 빛바랬다. 그러나 특유의 압도적인 블로킹(유효 블로킹 8개·3득점)과 높은 공격 성공률(40.43%)로 상대에 큰 부담을 안겼다.
이 감독은 양효진을 안쓰러워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 후 “효진이가 오늘도 혼자 (배구를) 한 것 같아 미안하다”며 “우리 팀 전술상 센터 플레이어를 많이 활용하는데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줘 고맙다”고 했다.
이날 양효진의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특히 어깨 부분이 온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이 있어선지 굉장히 잘 버텨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효진은 자신의 존재만으로 상대 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선수기도 했다. 경기 전부터 양효진을 경계한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승리 후에도 “예상한 대로 양효진의 공격력이 워낙 좋아서 첫 세트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타점도 높고 수비까지 다 보고 플레이하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