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사진)이 최근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과 관련해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 입장을 밝혔다.
권 시장은 17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이 시장에게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시장이 먼저 페이스북에서 권 시장으로부터 5·18 폄훼 논란과 관련된 사과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힌 데 따른 조치다.
권 시장은 문자메시지에 “저희 당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상식 이하의 망언으로 인해 5·18 정신을 훼손하고 광주시민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드렸다”면서 “한국당 소속 대구시장으로서 시장님과 광주시민들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일로 광주와 대구가 맺은 ‘달빛동맹’이 위축되거나 약화돼서는 안 된다”며 “대구와 광주시민 간 연대와 상생협력을 더욱 단단하게 해 이 같은 역사왜곡과 분열의 정치가 우리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빛동맹은 2009년 시작된 대구시와 광주시 간 협약으로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의 별칭인 ‘빛고을’에서 유래했다. 지자체뿐 아니라 시민단체 차원의 협약까지 이뤄지고 있다.
권 시장의 사과는 한국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서는 처음 나왔다. 그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올린 글에서 “저의 사과와 위로는 사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달빛동맹의 파트너인 대구시장으로서 공적인 것이며, 한국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제 양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폄훼 논란을 받는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한국당과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시장은 권 시장의 문자를 받은 뒤 “(권 시장이) 한국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깊은 고뇌와 진심어린 사과를 전해주셨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대구 2·28 민주화운동과 광주 5·18민주화운동이 민족운동사의 새로운 전기가 됐듯 대구와 광주의 강한 연대가 왜곡된 역사를 정의 위에 바로 세우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