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원톱 고민…수아레스는 ‘침묵’

입력 2019-02-17 15:32
FC바르셀로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17일(한국시간)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경기에서 득점 찬스를 날린 후 아쉬워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친 루이스 수아레스(32)가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에서 통산 230경기에 출전해 168골을 넣으며 클럽 사상 가장 뛰어난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은 수아레스지만 최근에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바르셀로나는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에서 1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16승 6무 2패(승점 54)를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하며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격차를 승점 7점 차로 벌렸다.

결과와 달리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맹공을 펼쳤지만, 예상외로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바야돌리드 수비진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파이브백으로 나선 바야돌리드 수비진영 속에서 좀처럼 공간을 찾아내지 못했다. 리오넬 메시가 뒷공간을 무너뜨리기 위해 틈틈이 전진 패스를 시도했지만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오스만 뎀벨레는 무리하게 볼을 끌다 수차례 볼 소유권을 내줬다. 바르셀로나 공격 루트에 대한 바야돌리드의 치밀한 분석이 돋보였다.

승부처는 페널티킥에서 나왔다. 기회를 엿보던 바르셀로나는 전반 41분 헤라드 피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메시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실점 후에도 바야돌리드는 당황하지 않았다. 무리하게 라인을 올리기보다는 침착하게 맞섰다. 바르셀로나의 고전은 계속됐다. 이날 수아레스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케빈 프린스 보아텡은 최전방에서 고립된 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한 점 차 리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이른 시간 공격적인 수를 꺼내 들었다. 후반 15분 침묵했던 보아텡을 빼고 수아레스를 투입했다. 추가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변화를 도모하려는 했던 의도였다.

수아레스 투입과 함께 전반전 발끝 영점조절이 정확하지 않았던 메시가 빛나기 시작했다. 상대 수비의 치밀한 견제에 적응하기 시작하며 공간을 깨뜨리는 패스를 시도했다. 수아레스는 교체투입된 만큼 활발하게 움직이며 메시와의 호흡을 통해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리오넬 메시가 17일(한국시간)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쉬운 기회를 번번이 날렸다. 후반 20분 메시의 결정적인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으나 발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수아레스의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 장면과 함께 이날 수아레스에게 찾아온 완벽한 득점 기회는 3차례. 수아레스는 모두 골로 연결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바르셀로나의 전방에 있었던 보아텡과 수아레스 둘 다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이날 바르셀로나가 시도한 20개 슛 중 필드골은 단 한 골도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저조한 득점력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원활한 공격 작업 끝에 마무리가 돼야 하지만 해결사가 없다. 이달 치른 세 경기에서 3골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경기 당 한 골 수준으로, 창출되는 기회를 고려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고비는 이제 시작이다. 오는 2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리옹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프리메라리가에서 세비야, 레알 마드리드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다. 모두 쉽지 않은 상대다. 메시 이외의 확실한 득점 경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수아레스의 활약은 첫 번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