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다… 나가라" 클럽 버닝썬 ‘손절’하는 주변인들

입력 2019-02-16 09:32



직원과 손님간 폭행 시비로 시작된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가 마약 투약 논란까지 일면서 커지자 주변 관련인들이 선 긋기가 시작됐다. 버닝썬이 임대를 내준 호텔은 수년 남은 임대 기간에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앞서 버닝썬 홍보를 열심히 하던 빅뱅의 승리는 버닝썬 이사직을 사임했다. 강남 일대 클럽 종사자들도 버닝썬과 연루되지 않으려고 입을 맞춘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약 투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4일 업소와 역삼지구대를 압수수색 중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버닝썬의 모습.뉴시스


호텔인 르메르디앙 서울은 최근 클럽 버닝썬에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 르메르디앙 서울은 지난해 4월 버닝썬과 임대 계약을 맺었고, 수년간 장기계약을 했다. 그러나 클럽 버닝썬과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호텔에서 나가 달라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측은 버닝썬에 각종 의혹이 제기된 초기부터 클럽 측에 잠정 영업 중단을 권유했지만, 버닝썬 측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 일대에서 일하는 클럽 종사자도 클럽 버닝썬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이 클럽 버닝썬에 마약종류의 하나인 물뽕을 공급한 것으로 지목되는 중국인 직원 ‘애나’를 찾는 데 혈안이 돼 있는데 그 이유가 말을 맞추기 위함이라고 MBC가 15일 전했다. 매체는 서울 강남 일대 클럽 종사자들이 모인 채팅방에는 ‘변호사를 붙여 진술 범위를 정해야 하니 빨리 애나를 찾자’는 메시지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애나는 지난해 9월 버닝썬 등에서 세 차례 마약을 하다 적발됐지만 수사당국은 범행을 순순히 시인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은 14일 클럽 버닝썬과 역삼지구대 압수수색을 진행해 폐쇄회로(CC)TV 원본과 경찰관 보디캠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성폭행과 물뽕 흡입, 경찰관 유착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 클럽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성행위 영상의 촬영자와 유포 경위도 조사 중이다.

마약 투약과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업소와 역삼지구대를 압수수색 중인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에 반입금지 품목 안내 배너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앞서 승리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통해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손님과 직원간 폭행 시비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앞서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