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3일인 초미세먼지 ‘나쁨’을 2022년까지 40일로 축소 목표

입력 2019-02-15 17:01

정부가 15일 미세먼지대책특별위를 출범시키면서 미세먼지 수치 ‘나쁨’ 단계 기록일을 2022년까지 연 40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배출량을 줄이려 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배출량 이외에도 결정 변수가 많은 미세먼지 수치를 정량적으로 묶어놓을 수 있는지에는 다소 갸우뚱한 반응이다.

미세먼지특별대책위(미세먼지특위)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총장 주재로 첫 회의를 갖고 미세먼지특위 운영계획과 미세먼지 대책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수치 ‘나쁨’ 단계 일수를 2014년 기준 73일에서 2022년까지 40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좋음’ 단계 일수는 57일에서 150일로 늘리는 게 목표다.

대책은 크게 국내 배출량 삭감 대책과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협력으로 요약된다. 특히 국내 주요 배출원인 경유차 감축은 의견수렴을 거쳐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4월쯤 보다 구체적인 부처별 시행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11월 개최될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도 중국과의 기술협약 등을 통해 실질적인 미세먼지 감축을 이뤄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가 미세먼지 관련한 비판여론을 의식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배출량만으로 미세먼지 단계가 결정되는 게 아닌지라 기상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걱정이다. 실제 올겨울 미세먼지는 기온과 한반도 내 대기순환, 서풍 등 외부요인에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좌지우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향후 외부변수로 목표달성을 하지 못할 경우 비판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뒤따른다.

특위 관계자는 “2022년까지 배출량 삭감목표인 35.8%를 줄이는 데 성공했을 때 이를 대기질 모델에 넣고 계산한 결과 나온 날짜를 기준으로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면서도 “대기질 모델이라는 과학적 도구의 한계가 있긴 하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 미세먼지 단계 목표일 수를 특정해 내세우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 “전략적 목표이자 최선을 다하겠다는 국민 향한 설명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미세먼지 대책을 추진하는 게 고무적이라 평가하면서도 실제 ‘연 나쁨 40일’이라는 수치가 실현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중배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이전까지 미세먼지 관련 인력이 중구난방으로 운영되던 걸 하나로 통일해 대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11월 한·중·일 환경부 장관 회의에서 국가별 미세먼지 기여도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대책도 더 구체화 되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곤 강릉원주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일수가 정확히 며칠이 줄어들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쉽지 않다. (미세먼지 주요변수인) 기상을 통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배출량을 줄이는 것밖에 없으니 이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