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폭행 사건에 휘말린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전직 이사 장모씨와 빅뱅 승리가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승리는 최근까지 버닝썬의 대표이사 중 한 명이었고, 사진 게시일은 폭행 사건이 발생한 날부터 2달 뒤다.
SBS는 15일 장씨가 지난달 1월 5일 SNS에 승리와 클럽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독자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사진 속 승리는 장씨와 나란히 서서 환하게 웃고 있다. 장씨는 지난해 11월 28일 버닝썬을 찾은 손님 김상교씨와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김씨는 장씨와 보안요원에게 일방적인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닝썬이 구설에 오른 뒤 대중의 관심은 승리에게 집중됐다. 승리가 방송에서 ‘성공한 사업가’의 면모를 뽐내며 “이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경영에 관여한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은 승리가 폭행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직접 해명에 나서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손님 김씨가 버닝썬과 관할 경찰과의 유착을 주장했던 터라 논란은 더욱 거셌다.
승리는 결국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고 며칠 뒤 직원을 통해 쌍방 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알게 됐다”면서 “후에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본 뒤 저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예인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클럽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지만 실질적인 클럽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다”면서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던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승리는 폭행 사건이 기사화되기 전 입대 문제로 버닝썬 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한다.
승리의 해명에도 네티즌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믿기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여러 언론을 통해 클럽 직원들이 승리를 ‘대표’라고 부른 정황이 보도됐다. 버닝썬의 마약 공급책이었다는 의혹을 받는 일명 ‘애나’가 SNS에 “열심히 일해야 승리 대표와 사진 찍지”라고 적은 사실도 공개됐다. 승리는 이에 “누군지 모르고 촬영 요청에 응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승리가 버닝썬에 자주 드나들었던 것은 SNS 게시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에 따르면 승리는 사건 당일에도 버닝썬에 있었고, 다만 사건 발생 전에 클럽을 떠났다. 하지만 복수의 버닝썬 관계자는 KBS와 인터뷰에서 승리가 폭행 사건 이후 버닝썬 보안요원에게 “여기가 사람을 패는 곳이냐”고 말했다며 ‘집단폭행 의혹’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승리는 계속되는 논란에도 입대 전 처음이자 마지막 단독 콘서트를 강행할 예정이다. 그는 16~17일 서울 SK올림픽 핸드볼 경기장에서 공연을 시작으로 23일 싱가포르, 다음 달 9~10일 일본 오사카, 다음 달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입대는 3~4월 중에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