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CEO 혁신포럼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의 첫 외부 공개 강연이다.
홍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을 고용 부문의 ‘블랙박스’라 규정했다. 앞선 3차례의 산업혁명과 달리 고용 부문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라는 뜻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경제 영역뿐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비전형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고용 형태가 나타날 것이기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AI 등의 등장에 따라 일자리가 전체적으로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던 과거 다보스 포럼의 분석을 언급했다. 하지만 ‘긱 노동자’ 등 새로운 고용 형태가 신설되며 일자리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임시로 계약을 맺은 후 일을 맡기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플랫폼 노동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홍 부총리는 “40여 년 전 마이크로칩이 개발될 당시 해당 기술이 수백만 가지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수천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며 “AI를 돕는 것, AI와 협업하는 것 등 생각지 못한 일자리가 여러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기에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통찰했다.
강연 이후 홍 부총리는 포럼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카풀 등 공유경제의 진척 상황에 대한 질문에 홍 부총리는 “원격 진료 등 공유 경제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는 제도로 세계 경제권 10위 대국인 한국도 못 할 바 없다”고 답했다. 그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이 가장 큰 문제가 돼 버렸다”며 “기존 이해 관계자들과 ‘윈윈’하는 상생 방안을 만들어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 방향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자영업자들의 경영 여건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것에 대해 대통령께서 충분히 공감을 표현하신 것”이라며 “최저임금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로 언급하셨다”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