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의 ‘5·18 폄훼 발언’이 일주일째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렇다 할 국면 전환 카드가 없던 여당으로서는 ‘호재’라는 반응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매일 아침 진행되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국당을 집중 공격하는 동시에 ‘5·18 망언’을 규탄하는 토론회도 잇달아 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정치적으로 5·18을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그런 망언을 했는데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광주는 그럴 사항이 아니다”라며 “어떻게 광주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단 말인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짓을 하면 정말로 죄를(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 야당 대표들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뒤 전날 귀국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민의 힘으로 5·18 망언 3인방을 국회에서 퇴출해야 한다. 한국당이 못한다면 다음 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며 “국회에서 안 된다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여야 4당 공조를 통해 국민과 함께 망언 3인방이 더이상 국회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한국당 의원들이 5·18 망언이 있고 난 뒤 매일 공개 석상에서 이를 비판해 왔다.
한국당의 ‘자책골’로 민주당은 국면을 전환할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판결 등으로 하락한 지지율도 반등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0%포인트 오른 40.9%를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2%포인트 하락한 25.7%로 집계됐다.
민평련 대표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143명의 여야 의원과 함께 ‘5·18 망언과 극우 정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미국 출장 중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동주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 의원은 “사법적 판단까지 끝낸 엉터리 허위사실을 지속해서 반복하며 5·18민주화운동 정신과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극우세력과 한국당 극우 정치인들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극우세력의 역사 왜곡과 혐오 발언으로 피해를 보는 국민이 없도록 강력한 처벌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