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연속골’ 벤제마가 돌아왔다

입력 2019-02-15 12:00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14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아약스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SNS를 통해 스트라이커 영입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하지만 우리는 벤제마가 있다. 그는 자신이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레알은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과 마우로 이카르디(인테르 밀란)과 같은 정상급 공격수들과 이적설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페레스 회장은 벤제마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며 영입설에 선을 그었다.

최근 벤제마의 활약은 스트라이커 영입을 하지 않겠다는 페레스 회장 자신감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다. 발끝에 날이 서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이며 비판의 중심에 섰으나 지금은 다르다.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해결사 면모를 과시 중이다. 지난달 지로나와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8강 1차전을 시작으로 벌써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레알은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네덜란드 아약스를 2대 1로 꺾었다. 정규시간 종료 3분 전, 마르코 아센시오가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벤제마는 후반 25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얻어낸 귀중한 승리였다. 남은 2차전은 스페인 마드리드로 돌아와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치른다.

이날 벤제마가 터뜨린 레알의 선제골은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60번째 골이었다. 이번 시즌 그의 챔피언스리그 4호 골이기도 하다. 현역 선수 중 그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많은 득점을 터뜨린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21골)와 리오넬 메시(106골) 단둘 뿐이다. 은퇴 선수까지 범위를 넓혀도 팀 선배이기도 한 라울 곤살레스(71골)만이 벤제마보다 앞서있다. 레알이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달성하는데도 중심으로 활약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14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아약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와 제공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벤제마의 활약은 비단 챔피언스리그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은 벤제마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올해 치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는 점에서 벤제마를 향한 솔라리 감독의 믿음을 알 수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선 23경기 10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으며, 코파 델 레이에서도 팀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레알은 벤제마의 활약 덕에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 프리메라리가까지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신예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의 호흡이 무섭다. 이날 아약스와의 경기에서도 비니시우스가 벤제마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비니시우스가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전방에 위치한 벤제마에게 공간을 만들어준다. 경기력뿐 아니라 기록에서도 둘의 호흡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비니시우스는 이날까지 총 8호 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팀 내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최다 득점자와 최다 어시스트 기록자가 함께 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던 셈이다. 서로 다른 스타일로 레알의 공격에 창의성을 더하고 있다.

벤제마의 장점은 득점을 터뜨리는 해결사의 역할뿐이 아니다. 특유의 정교한 움직임과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연계까지 훌륭하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동료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아약스전이 끝난 후 “벤제마는 내가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부터 많은 도움을 줬다. 매 경기 나를 도와주고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훌륭한 선수다”며 선배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