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와 데용, VAR 두고 다른 시선… 왜 오프사이드 였을까

입력 2019-02-14 17:27
아약스 수비수 니콜라스 탈리아피코가 14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헤더슛을 날리고 있다. 골망을 흔드는데 성공했으나 VAR 판독 이후 득점이 취소됐다. AP뉴시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네덜란드 아약스의 희비가 비디오판독(VAR)을 놓고 희비가 엇갈렸다.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다.

아약스는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레알과 격돌했다. 전반 3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 니콜라스 탈리아피코가 득점에 허용했다. 탈리아피코는 선제골의 기쁨을 만끽하며 하프라인까지 달려가 동료들과 기쁨에 세레머니를 나눴다. 기쁨은 잠시였다. 곧바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VAR 판정이 나왔다. 이후 상황을 영상으로 다시 보며 판독관과 이야기를 나눈 슬로베니아 출신 다미르 스코미나 주심은 득점을 취소했다.

당초 챔피언스리그 VAR은 다음 시즌부터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조별리그에서 마루앙 펠라이니와 라힘 스털링의 결정적 오심을 잡아내지 못하며 도입 시기가 이번 16강전으로 앞당겨졌다. 이날 취소된 탈리아피코의 득점이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첫 VAR 판정인 셈이다.

경기가 끝난 후 레알의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는 VAR이 잘못된 아약스의 득점을 잡아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스페인의 한 TV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VAR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축구를 공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과거에 VAR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VAR 덕분에 상대의 중요한 골이 취소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약스 미드필더 프렌키 데 용의 생각은 달랐다. 불만을 터뜨리며 VAR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제기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네덜란드 방송 ‘NOS'를 통해 “VAR은 빅클럽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골이 취소된 후에도 좋은 경기를 했다. 기회는 충분했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니콜라스 탈리아피코가 14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이 득점은 곧바로 VAR 판독 이후 취소됐다. AP뉴시스

이날 탈리아피코는 레알의 골망을 흔들 당시 상대 최종 수비수 훨씬 뒤에 있었다. 탈리아피코 자신은 오프사이드와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득점을 터뜨린 탈리아피코가 아니라 동료 공격수 두산 타디치에게 있었다. 그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플레이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탈리아피코의 득점이 취소된 이유는 오프사이드 ‘간섭(Interfering)’에 대한 해석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 볼을 직접 받지 않더라도 상대 최종 수비수 뒤에 위치해 플레이에 간섭한다면 이는 오프사이드에 해당한다. 상대편을 방해하거나 그 위치에서 이득을 얻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심은 타디치의 움직임이 득점에 도전했을뿐더러 레알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움직임을 방해해 탈리아피코의 골을 도왔다고 본 것이다. 이에 관한 해석은 전적으로 심판의 재량에 달려있다.

논란의 VAR 판정 직후 레알은 카림 벤제마와 마르코 아센시오가 득점을 터뜨리며 2대 1로 아약스를 꺾었다. 레알 입장에서도 치열한 공방전 끝에 거둔 힘겨웠던 1점 차 승리였다. VAR이 승리의 향방을 바꾼 셈이다. 라모스와 데 용이 이번 VAR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던 이유였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