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이청용 도운 독일의 ‘한국통’ 블리마이스터

입력 2019-02-14 15:18
토트넘 페이스북 캡처

독일 출신 변호사 티스 블리마이스터(41)는 국내 축구팬들에겐 익숙한 이름이다. 손흥민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재능 있는 국내 선수들을 독일 무대로 연결해주는 오작교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블리마이스터는 손흥민과 11년째 함께 생활을 해왔다. 2000년대 후반 독일 함부르크에서 생활할 때 처음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손흥민의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셈이다. 함부르크 다음 무대였던 바이어 레버쿠젠을 비롯해 지금의 잉글랜드 토트넘에 이르기까지 손흥민의 이적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손흥민이 2015년 여름 처음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을 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2013년부터 이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손흥민을 시작으로 황희찬의 에이전트까지 맡게 된 그는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하던 황희찬을 함부르크로 1년 임대 이적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손흥민 에이전트 티스 블리마이스터.

블리마이스터의 오작교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미 최경록, 박정빈, 서영재 등 어린 유망주들의 독일 1~2부 진출도 도왔을뿐더러 지난해 크리스털 팰리스(잉글랜드)와 계약이 끝난 후 명확한 행선지 없이 전전긍긍하던 이청용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당시 이청용은 국내 K리그 복귀 대신 유럽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기로 한 상태였다. 프랑스와 벨기에, 호주 등의 팀이 관심을 보였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때 블리마이스터가 나서 보훔 구단과 연결고리를 이어줬다. 결국 이청용은 보훔에 가치를 인정받아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1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황인범의 함부르크행을 위해서도 발 벗고 나섰다. 황희찬으로 재미를 봤던 함부르크는 애초 황인범 영입을 위해 구체적인 제안까지 건넸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결국 황인범의 최종 선택지는 이적료 등 여러 상황과 맞물리며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가 됐지만, 앞서 독일행을 추진할 수 있었던 뒷면엔 블리마이스터의 가세도 있었다.

지난해 독일 매체 ‘빌트’는 블리마이스터를 소개하는 글에서 ‘한국통(Der Korea-Versteher)’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한국과 독일 클럽들 사이에서 블리마이스터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블리마이스터는 지난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병역 문제가 해결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손흥민은 전 세계 어느 팀이든 갈 수 있다. 현재 실력이라면 어떤 팀에서도 뛸 수 있다는 뜻이다”며 손흥민의 추후 이적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