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댓글에 발끈한 토트넘 페이스북 상황

입력 2019-02-14 13:35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을 겨냥해 페이스북에서 인종차별적 댓글을 올린 아프리카 네티즌이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 축구팬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이 그를 맹비난하고 있다.

토트넘 페이스북에 오른 손흥민 인종차별 댓글. 페이스북 캡처. 일부 모자이크

인종차별 논란은 ‘암브로세 마둣 마둣(Ambrose Madut Madut)’이라는 네티즌이 14일 오전(한국시간) 토트넘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댓글에서 시작됐다.

네티즌 암브로세는 이날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 손흥민이 후반 2분 선제골을 터뜨리자 관련 글에 “작은 눈으로 골을 넣었구만. ㅎㅎ(Score with his small eyes lol)”라는 댓글을 달았다.

토트넘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사이 ‘작은 눈’이라며 동양인인 손흥민을 비아냥댄 것이다.

한국과 영국 등 손흥민의 선제골을 축하하러 토트넘 페이스북 페이지로 몰려온 전 세계 축구팬들이 그 댓글에 발끈했다. 외국인들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댓글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에그그(jeez)”
“고약한 취미네(poor taste)”
“이런 불쌍한 사람(You're too pathetic)”
“남수단 사람이 이러네요. 헐(Lolz....he's from South Sudan....what a prick)”
“이런 머어어어어엉청이(stUUUUPIddddddd)”

토트넘 페이스북에서 인종차별적 댓글에 발끈한 외국 축구팬들. 페이스북 캡처

“당신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한 사림이군요! 우리 토트넘 슈퍼 손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멋진 골을 넣었어요. 그런데 이런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다뇨! 어쨌든 손 사랑해~ 환상적인 골 정말 고마워~(How incredibly rude are you?! Our Super (Tottenham's) Son has just helped Tottenham 1 up against Dortmund and you congratulate Son with a rather racist comment! Anyway, Son. I love you, and thank you for your fantastic goal)”
“불쌍한 당신의 모습이나 창피해 하세요.(you better be embarrassed yourself pathetic).”
“그(손흥민)는 당신이 이루지 못한 걸 이뤘어요. 큰 눈으로 말예요(He has achieved what you can't achieve with your big eyes)”
“유치한 행동에 신경쓰지 맙시다(Please, don't mind his childish attitude)”
“신경쓰지 맙시다. 난 손을 사랑해요. 토트넘을 위해 더 골을 넣어줘 손.(Please don't mind him I love you SON more goals for the hotspur)
“부끄러운 줄 아세요(Shame on you)”

흑인인 암브로세는 페이스북 자기소개란에서 자신은 남수단 가잘 지역 쿠아족 출신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종차별 댓글 이후 그의 페이스북은 그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욕설로 가득 찼다.

손흥민이 경기장 안팎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울버햄프턴 전에서 한 토트넘 팬이 손흥민과 동양인 관중을 싸잡아 조롱하는 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지난달 15일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도 한 팬이 손흥민을 비하하는 폭언을 내뱉어 논란이 일었다.

손흥민의 선제골로 도르트문트를 3 대 0으로 제압한 토트넘은 다음 달 6일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16강 2차전을 펼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