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통계 보니 ‘진짜 양봉업자’… 도르트문트 상대 다득점 5위

입력 2019-02-14 11:27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14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이쯤 되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엔 질긴 악연이다.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공격수 손흥민이 도르트문트를 또다시 무너뜨렸다. 프로 통산 도르트문트전 9호 골. 손흥민의 커리어 특정 구단 상대 최다 골이다.

그의 도르트문트전 활약은 기록으로 보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도르트문트 상대 통산 득점 순위에서도 현역 5위다. 상위 5위권 중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이 아닌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토트넘은 1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3대 0으로 완승했다. 손흥민은 천금 같은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도르트문트를 상대하는 손흥민의 활약상은 이제 낯설지 않다. ‘천적’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손흥민은 과거 독일 함부르크SV, 바이어 레버쿠젠 소속이었다. 모두 분데스리가 명문 클럽. 당시에도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함부르크 시절 4골, 레버쿠젠 소속으론 1골을 기록했다.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겨와서도 도르트문트를 잡는 손흥민의 골러시는 멈추지 않았다. 토트넘 소속으로 이날 경기까지 5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유로파리그에서 1골,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득점했다. 총 11경기 9골. 도르트문트는 손흥민을 넘지 못해 유럽 대항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양봉업자’라는 애칭을 얻은 이유는 그래서다.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손흥민보다 많은 득점을 터뜨린 현역 선수는 단 4명뿐이다. 상위 3명은 모두 도르트문트의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14골, 아르연 로번과 토마스 뮐러가 각각 11골과 10골을 터뜨렸다. 베르더 브레멘의 클라우디오 피사로도 뮐러와 마찬가지로 10골을 터뜨렸다. 모두 도르트문트와 같은 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부딪칠 기회가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르트문트를 가장 많이 울렸던 레반도프스키는 과거 위르겐 클롭 현 리버풀 감독과 함께 도르트문트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대들보다. 2014-2015 시즌 숙적 뮌헨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대들보는 곧바로 팀을 무너뜨리는 지렛대로 변했다. 레반도프스키는 뮌헨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한 경기에서 해트트릭 한 번과 멀티 골 3번 등 10경기 만에 14골을 몰아쳤다.

◆ 도르트문트 상대 통산 득점 현역 순위

1위(14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2위(11골):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공동 3위(10골):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클라우디오 피사로(베르더 브레멘)
5위(9골):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