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승리’ 종속변수 된 토트넘 공식… 포체티노 감독의 농담

입력 2019-02-14 11:19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

“다음부턴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나는 드레싱룸에 먼저 들어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공격수 손흥민에게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승리한다’는 말은 이미 올 시즌 토트넘의 공식처럼 체화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내가 없어도 이긴다’는 취지의 농담으로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토트넘은 1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가진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후반 2분 무득점 양상의 흐름을 바꾼 선제골을 터뜨렸다.

동료 수비수 얀 베르통언은 상대 진영 왼쪽에서 골문 앞까지 크로스를 올렸다. 손흥민이 이를 놓치지 않고 몸을 날렸다. 손흥민은 오른발 슛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베르통언의 크로스가 좋았지만 손흥민의 마무리도 완벽했다. 손흥민은 그렇게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을 마치고 토트넘으로 복귀한 뒤 4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오른쪽)이 1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가진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후반 2분 선제골을 넣고 있다. AP뉴시스

손흥민이 골을 넣었고, 토트넘은 승리헀다. 토트넘 팬들의 웃음기 어린 농담은 이제 종속변수처럼 연결됐다.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경기 9경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경기, 카라바오컵 2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이 1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손흥민의 득점과 팀의 승리 사이의 ‘함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질문을 듣던 중 웃으며 “다음 경기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먼저 드레싱 룸에 들어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겠다”며 “손흥민은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팀에 매우 좋은 힘을 주고 있다. 그와 함께 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경기에 대해 “나는 오늘 행복하다.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3대 0은 아주 좋은 결과”라고 총평했다.

다만 “도르트문트와 같은 팀을 상대로 이런 결과를 얻었을 때 상대팀을 존중하고, 원정에서도 승리할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반전은 아주 어려웠다.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이 골을 기록한 뒤부터 팀에 운이 조금 따랐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비 인턴기자